대기업 병원진출, 의약분업에 따른 수지악화로 대학병원 경영난 가중

최근 서울시내 주요대학 부속병원들이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병원신축에 나서고 있다. 이들 대학병원들은 누적된 경영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공격경영의 일환으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 그 동안 ‘의약분업에 따른 수지악화‘와 ’신설 종합병원에 비해 낙후된 시설과 의료장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지난해 전국 93개 병원이 도산하는 등 중․소 병원들이 어려움을 겪자 대학병원들도 긴축경영의 한계를 깨닫고 대형화를 무기로 경영난을 타개해 보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분석했다. 중앙대는 현재 건축비 6백억을 포함, 1천3백억원을 투자해 흑석동 서울캠퍼스 옆에 5백50병상 규모의 최첨단 병원을 짓고 있다. 학교측은 내년 6월 새 병원이 완공되면 중앙대가 소유하고 있는 중구 필동의 중앙병원을 새 병원으로 이전하고 필동 병원부지는 매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학교측 관계자는 “삼성병원과 현대아산병원 등 대기업의 병원산업 진출과 의약분업 실시로 환자이탈이 가속화되고 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병원 신축을 통해 진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 서비스를 강화해 경영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건국대는 광진구 서울캠퍼스에 8백50병상 규모의 초대형 병원 공사가 한창이다. 이는 현재 운영중인 건국대 민중병원의 2백84병상보다 3배이상 큰 국내 5위권 규모로, 학교측은 병원신축에 필요한 1천6백억원의 소요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 현재 야구장 부지에 건축중인 주상복합타운 ‘스타시티’에서 나온 수익금을 투자할 방침이다. 민중병원 한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일부 의대교수 급여를 병원에서 충당하지 못하고 대학에서 충당했다”면서 “중소규모의 대학병원이 받는 재정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이같은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지난 10일부터 분당서울대병원을 개원하고 정상진료에 들어갔다. 이 병원은 성남시 분당구 3만6천평 부지에 총사업비 3천1백억원을 투자해 8백병상 규모로 지어졌으며, 하루 3천명의 외래환자 진료능력을 갖추고 있다. 분당병원 관계자는 “경영에 있어 모든 인력을 팀제로 운영하고 전문화된 소수정예 외에는 모두 외주용역화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다”면서 “공격경영과 내실경영을 양대 축으로 삼아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동국대도 고양시에 연면적 3만평에 양방 8백병상과 한방 2백병상 등 총 1천병상 규모의 불교병원을 이미 완공해 올 하반기 개원을 목표로 준비에 한창이고, 부산대도 2005년 3월 경남 양상 34만평 부지에 새로 들어설 ‘열림캠퍼스’안 제2대학병원 건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성상철 분당 서울대병원 원장은 “현재 상당수 대형병원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병상을 더 증축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경영난 타결을 위한 대학의 병원신축 경쟁도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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