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중 5명이 보수·극우…국정농단 사태에 朴 대통령 옹호하기도

▲ 28일 공개된 중학교 역사 1,2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사진=이연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교육부가 28일 중고교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과 집필진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현대사 집필진이 대부분 보수 성향의 비 역사학자로 구성돼 논란이 예상된다.

31명의 집필진 중 현대사에는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학과 교수 등 6명이 참여했다. 이 중 역사학을 전공한 학자는 나종남 교수(군사학사, 역사학 석박사) 단 한 명이다.

이들 성향은 보수를 넘어 극우, 친정부 성향이 두드러진다. 현대사 분야를 총괄한 헌법학자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통합진보당 해산 정당성을 주장하는데 앞장섰으며, 역사학계가 ‘좌편향에 친북 성향’이라고 말해 역사학 색깔론 논쟁에 불을 붙인 장본인이다. 최근에는 ‘사드 배치 지지 국민연대’ 고문을 맡기도 했다. 실제로 최 명예교수는 28일 기자회견에서도 대한민국 건국시기와 민주주의를 언급하면서 매번 북한 정권의 억압체제와 비교, 강조하는 발언을 거듭하기도 했다.  

유호열 교수는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시작한 지난달 26일 자신의 SNS에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기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하느님 앞에 죄 없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덧붙이며 박 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민주화 개념을 비판 신문 칼럼을 통해 이승만 정부와 박정희 정권 유신체제의 경제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은 북한과 달리 시장경제 원리에 맞게 유상몰수, 유상분배 원칙에 따라 경자유전의 헌법목표를 실현했다”고 평했으며, 유신헌법에 대해서는 “권위주의 독재는 정치·경제·사회·문화생활의 영역 가운데 주로 정치권력에 대한 독점의 모습을 보여주며 정치권력에 대한 도전이 없는 한 여타 영역에서는 경제활동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국민의 자유가 보장됐다”고 주장했다.

김명섭 연세대 교수는 대학 산하 이승만연구원 원장이다. 그는 건국절 사관 관련 논란마다 빠지지 않는 학자로, 전쟁사 전문가인 나종남 교수와 함께 뉴라이트 성향 역사학자들이 결성한 한국현대사학회에 몸 담고 있다. 한국현대사학회에는 이주영 서울대 명예교수(세계사)도 속해있다.

현대사 집필진 중 유일하게 중립적이라는 평을 받는 김낙년 교수는 지난해 한겨레 신문 인터뷰를 통해 “좌·우 진영 모두 쓸 수 있는 통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인프라 제공을 통해 공통 논의의 장을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자산 규모에 따라 자녀 세대의 경제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수저 계급론의 근거를 제시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가 소장을 맡고 있는 낙성대 경제연구소는 뉴라이트 진영이 주장하는 ‘식민지근대화론’에 연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집필진 중 '임진왜란'을 '임진전쟁'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던 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 이승만포럼 발표자로 나섰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장, 위서 논란이 큰 환단고기를 인정하는 고조선 단군학회 회장인 윤명철 동국대 교수가 선사/고대 분야 집필진으로 참여한 점도 국정 역사교과서 우향우 논란과 함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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