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한국학 대가, 하멜 표류 350주년 기념 책 펴내

네덜란드의 한국학 대가 Boudwijn C.A Walraven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5일 연세대 국학연구원이 올해 하멜 표류 3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과 함께 주최한 ‘17세기 조선과 서양의 만남’이란 주제의 학술회의에 참석한 Walraven 교수는 10일 본사를 방문해 본지 홍남석 발행인, 이정환 편집국장과 함께 ‘유럽속 한국의 위상’과 ‘유럽 대학제도’ 등 다양한 주제로 환담을 나누었다. -.이번 한국방문의 계기는. 저는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현재 라이덴 대학에서 한국학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고, 지난 1973년에는 한국의 서울대에서 샤머니즘과 무속신앙에 대해 공부한 적도 있습니다. 이번에 하멜 표류 3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문서를 통해 나타난 유럽과 한국과의 관계를 재조명한 ‘보물섬은 어디에’ 라는 책을 내게 됐습니다. 연세대와 라이덴 대학이 공동 주최한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서도 발표했지만 하멜의 한국에 대한 기록이 유럽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큽니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아직 유럽에 대한 한국의 위상도 점차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럽대학내 한국학의 위상과 규모는. 라이덴 대학은 현재 25명 정도 규모의 한국학과가 있습니다. 유럽전역을 놓고 보면 한국학을 개설한 대학이 많이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많은 유럽국가에서 한국학을 공부하는 대학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한국학의 위상은 아직 일본학이나 중국학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학을 예로 들면 유럽내에서도 역사가 오래됐을 뿐 아니라 참고문헌이나 일본정부의 지원이 월등합니다. 저도 처음엔 일본학으로 출발했었으니까요. 앞으로 한국정부에 대한 지원이나 유럽지역 대학과의 교류가 활성화되면 한국학 위상도 많이 높아질 것이라 봅니다.
한국대학과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네덜란드 대학과 한국대학의 차이점이라면. 그동안 네덜란드 대학의 학제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학사와 석사제도가 구분돼 있지 않았습니다. 6년 동안 교양과목 없이 전공분야만 공부했었죠. 후에는 6년에서 4년으로 짧아져 미국 MBA 정도의 학사제도와 유사하게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도 얼마 안가 학사와 석사제도로 구분됐고 학사제도는 교양과목 위주의 4년제가 됐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의 교양과목 위주의 학사학위 제도에 반대합니다.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없으니까요. 한국학생들을 보고 느낀 점은. 한국학생들은 낭만이 있습니다. 열심히 노는 학생과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뒤섞여 있는 한국 대학들의 매우 역동적인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웃 일본과 비교해 보면 일본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침체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저는 한국학생들의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이 학생들이 앞으로 한국을 발전시킬 주역들이라 생각합니다. 한국대학과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현재 한국학생들이 주로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같은 나라로 유학을 많이 가는데 네덜란드에도 영어로 강의하는 대학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학생들이 네덜란드에 와서 교류와 이해의 폭을 더욱 넓혔으면 합니다. 또 아직도 유럽내 한국에 대한 정보와 관심이 부족한 것만큼 이번 학술회의나 책 출판이 앞으로도 계속돼 유럽에 한국을 알리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승화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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