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한빛 기자] 그동안 사이버대는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에 밀린 미운 오리새끼였다. 나름의 목소리를 내왔지만, 대외적인 무관심 속에 그들만의 리그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2016년의 사이버대는 여느 때와 다른 분위기였다.

우선 그들을 바라보는 인식에 점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공부한다는 사실 외에는 잘 모르던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과 미래 고등교육의 변화에 대비할 새로운 대안으로 사이버대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원대협법 공청회에 참가했던 한 사이버대 관계자는 “2009년 18대 국회에서 열렸던 첫 공청회에 참석했을 때 낮은 인식과 무관심에 당혹감과 실망감이 컸었는데, 7년이 지난 지금은 놀라울 만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교육부와 법안제정을 담당하는 국회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돋보였다.

지난달 29일 열린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온라인 고등교육 발전방안’ 포럼, 같은 시간대에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로 대부분의 참석 의원들이 자리를 떴음에도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이 한쪽에서 주제발표를 들으며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12일 열린 원대협법 공청회에서도 교육부 구영실 이러닝 과장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토론자와 대표발의자로 원대협법의 필요성과 법안 제정을 위한 제반 사항을 청취하고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달 10일에는 이준식 부총리가 사이버대 총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사이버대에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을 약속했다. 교육부 장관과 총장단의 간담회는 2001년 개교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또한 프레지던트 서밋과 국회 포럼, 공청회 등 다양한 행사 개최를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며 원대협법 제정, 오프라인 교육 강화 등 사이버대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사이버대 구성원들의 자신감 역시 늘었다. 좌절과 하소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사이버대가 미래 교육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사이버대에게 큰 변환점이 될 천재일우가 찾아왔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항상 강조됐던 대학 간의 적극적인 참여와 교류가 이어져야 한다.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은 “변화를 추구하려면 21개 대학이 협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안에 대한 지속적인 공유도 이뤄져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마련 역시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교육시스템을 바꿔나갈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통해 사이버대가 나갈 길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아직 사이버대의 위치는 불안정하다. 하지만 달라진 분위기를 잘 살려 기회로 활용한다면 미운 오리새끼가 아닌 화려한 백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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