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기업이 요구하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초점

*** 한국경영교육인증원(원장 손태원, 경인원)은 지난 2005년 출범해 전국 대학 경영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경인원은 경영학 교육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의 학문평가 인증이 중단되는 상황에서 학계 스스로 경영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학계의 자율규제 형태(Self Governance)로 경영학 교육을 국제 표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경쟁력과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이에 따라 경인원은 지난 2013년 경영학 평가·인증 인정기관으로 교육부가 지정함에 따라 정부가 인정하고 지원하는 인증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본지는 상·하 2회에 걸쳐 경인원의 ‘경영교육인증제도’를 통해 우리나라 경영학 교육의 수준을 짚어보고 경영학 교육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한국대학신문 김소연·구무서 기자] 사회 경제 구조가 변화하면서 경영학 교육이 담당하던 기능과 역할도 이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경제 위기 극복 시기에는 경영 소양을 갖춘 인력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 경영 지식만이 아닌 융합, 창조, 윤리적 경영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 위주의 경영 교육 수요는 감소하고 중소기업, 창업 기업의 수요는 증가해 경영학 교육도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따라 경인원은 1주기 인증 시기에서 경영 교육의 질을 높이려고 했다면 2·3주기 인증에서는 사회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인원은 개별 대학 경영학과 안에 경영교육혁신센터를 설립하고 경영 교육 수요 분석, 진단 기능을 강화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센터에서 경영 교육 혁신 모델을 개발하고 다른 대학으로 확산되도록 이끈다. 융합형 경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창조적·윤리적 인재를 키우기 위한 개별 대학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경영학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 인증을 위한 과정…경영 교육혁신의 '열매' 맺어 = 각 대학은 인증을 받기 위해 교육환경과 교과과정의 혁신을 진행해 획기적인 교육의 질 향상을 이뤄냈다. 지난 10월 회원교간 경영교육 혁신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하기 위해 열린 경영교육혁신 심포지엄에서는 건국대와 이화여대의 혁신 사례가 발표됐다.

건국대는 AOL(Assurance of Learning)이라는 고유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수업 성취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평가 결과를 교과과정에 적극 반영했다. 또 매 학기 초 개설하는 교과목을 신속하게 조정해 학생들의 불만을 최소화했고 학생 수요를 조사해 이에 근거한 과목을 개설하는 등 맞춤형 교육에 집중했다. 전·현직 CEO를 포함해 유명인사로 구성된 자문 위원회(Advisory Board)에서는 학생들에게 경영교육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건넸으며, 교수 강의 워크숍을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교과과정 개선에 매진했다.

인증을 위해 추진했던 일련의 과정들이 교육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건국대는 인증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수를 충원했으며 전과생 인원을 줄여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낮췄다. 아울러 전임교원의 강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제고하는데 힘썼다.

뿐만 아니라 교수와 학생 간 상담을 활성화 하고 학장과 행정실은 학생에게 필요한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도록 했다.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한 경영대 자체 취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예산을 배정하는 등 학생과 취업 지원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토론식 강의실, 대형 최첨단 강의실 도입 등 시설개선 역시 이뤄졌다.

인증 기준을 충족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건국대는 전 구성원이 교육 목표를 정하고 결과를 개선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교수, 학생, 직원들이 주어진 미션을 구체화시키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소통과 화합, 단결이 이뤄지는 등 조직의 유기적 협조 체제가 형성됐다.

이화여대는 △글로벌금융실무론 △혁신기업 경영과 사례 △혁신기업 경영 캡스톤 디자인Ⅰ △혁신기업 경영 캡스톤 디자인Ⅱ 등의 교과목을 개설·운영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궜다.

글로벌금융실무론 수업은 이화여대와 한국씨티은행이 공동 진행하는 산학협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수업을 수료하면 한국씨티은행장 명의의 수료증이 발급되고 재학생에게 씨티은행 인턴의 기회를 부여한다. 여성의 금융업계 진출을 적극 독려하고자 만들어진 이 과목은 현재 수료생의 4분의1 가량이 증권, 은행, 보험 등 각종 금융업계에 진출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혁신기업경영과사례에서는 (주)아모레퍼시픽의 경영사례를 학습함으로써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실질적이고 수준 높은 경영학 교육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글로벌 기업에 대한 사전 탐색으로 경력개발의 기회를 갖게 된다.

캡스톤디자인 교과목에서도 3M, 동화약품과 이론 및 실무를 접목한 융합 교육을 실시했으며 실제 기업이 갖고 있는 문제를 듣고 학생들이 한 학기동안 문제 해결 방법을 학습하고 창의적 사고를 배양할 수 있도록 했다.

인증을 위한 교육혁신을 실시한 결과 이화여대는 학생들에게 기업경영 실무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실무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기업 임직원의 직접 강의 및 질의응답을 통해 현장감 있는 교육을 하게 됐다. 기업임직원과 교과담당 교수 간 협업으로 이론과 실무가 조화된 교육을 완성시켜  국내외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 경영학 교육 혁신 위한 경인원의 노력 = 경인원은 경영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영학회장, 학장협의회, 자문단 간담회 등을 개최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경영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개별 경영대학에서 해야 하는 혁신과제 등을 독려하면서 경인원의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증 지표도 대학별 여건과 프로그램 다양성을 반영하는 등 대학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인증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또 학부모, 학생들에게 경인원 인증을 받은 대학에 대한 정보와 혜택 등을 알릴 계획이다. 취업난 속에서 경영학 교육을 하는 학부, 대학원, 전문대학원 수요가 점차 감소함에 따라 사회적 지지와 여론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국 및 아시아 국가 유학생을 대상으로 경인원 인증 대학에 대한 홍보도 펼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부와 대학원 경영교육의 침체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나 국회를 대상으로 한 경영학 교육 지원에 대한 건의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입학생이 줄어들고, 등록금 동결로 대학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다. 때문에 대학 자체적으로 경영학을 위한 투자를 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이에 경인원은 정부, 국회 등 대학 외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인원은 특히 경영대학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공과대학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육성사업, 여성공학인재양성(WE-UP)사업이나 인문학을 지원하는 대학 인문역량 강화(CORE·코어)사업 등이 있다. 반면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 국고지원 사업에 경영학과를 대상으로 한 사업은 없는 형편이다.

경인원은 교육부가 인정한 인증기관으로서 경인원의 인증 대학 평가 결과를 행·재정적 지원의 근거로 적극 활용하길 요청하고 있다. 학부교육선도대학(ACE)사업, LINC 사업 등에서 경인원 인증대학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방안을 건의하고 있다.

경영학 교육을 잘 시킨 인재들이 사회에 진출해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경인원 인증 대학 학생들의 인턴,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우선 채용권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경인원은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경인원의 인증을 받은 대학 졸업생에 대한 인센티브를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에 대한 분석도 병행한다.

경인원, 멀티캠퍼스와 학생 취업위한 MOU 맺어
OPIc 시험 전형료 30% 할인·취업콘서트 정보 제공

극심한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취업을 위한 각종 평가나 시험 등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에 경인원은 인증 대학 학생들이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다.

경인원은 지난 11월 외국어 말하기 평가인 오픽(OPIc) 주관사이자 토탈 HRD 서비스 기업인 멀티캠퍼스와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멀티캠퍼스는 경인원 인증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오픽 평가 시험 전형료 30% 할인 혜택을 주며, 학생들을 멀티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취업 행사에 초청해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멀티캠퍼스는 연 2회 취업 시즌에 맞춰 취업 콘서트를 진행한다. 취업콘서트는 취업 선배 및 주요 기업 인사 담당자 특강, 취업 동향 분석 등으로 구성된다. 매년 1000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행사로 경인원 인증 대학 재학생은 VIP 좌석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

또 경인원 인증 대학 소속 교수를 대상으로 취업 및 외국어 평가 트렌드 설명회도 개최해 인증 받은 대학 소속 교수와 학생들에게 취업 관련 최신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멀티캠퍼스가 주관하는 국제 공인 외국어 말하기 평가 오픽은 성균관대, 경희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등 전국 주요 대학에서 졸업인증, 학점인정, 장학 지원 등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CJ, 포스코, 한화 등 1600여개 주요 기업과 기관, 대학에서 신입 채용 및 인사고과에 반영될 정도로 취업 준비생들에게 필수 평가로 자리 잡았다. 오픽은 채용 담당자가 가장 선호하는 평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취업 관련 혜택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한국경영교육인증원 홈페이지(www..kab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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