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수업·블렌디드 러닝, 교육기회 확대 등 활성화 성과 '뚜렷'

[한국대학신문 이연희·이한빛 기자] KOCW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제공하는 고등교육 교수학습 자료 공동 활용 서비스로, 국내 일반대학과 원격대학에서 만든 이러닝 콘텐츠와 해외 고등교육기관의 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KOCW는 교수ㆍ학습 자료가 교육 또는 학습에 활용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OER(Open Educational Resources) 운동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KERIS는 고등교육의 이러닝 공동 활용체제를 구축해 대학생뿐만 아니라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성인 학습자들의 학습권과 평생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우수한 강의 공개를 통해 지식공유 문화의 확산과 고등교육의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KOCW는 2007년 12월 시범운영을 시작해 2017년 도입 10주년을 맞는다. 공식 운영을 시작한 2009년 국내 대학 강의는 535건에 불과했지만, 대학평가 공시항목에 선정된 이후 급속도로 성장해 2016년 11월 현재 국내 174개 대학 1만3044건의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 관계기관과 해외 자료까지 합하면 총 35만6057건의 강의 자료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 같은 확산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KOCW는 2010년 웹어워드 최우수상, 2012년 모바일브랜드 공공부문 대상, 2013년과 2016년 웹어워드 전문교육분야 대상을 받았다. 

현재 KOCW는 대학 내 전공 및 교양 강의뿐만 아니라 외국어 특강과 대한민국학술원 명사특강,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금융교육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2014년에는 전문대학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KOCWC 서비스를 오픈하며 단순한 정보제공을 넘어 취업·창업에 필요한 교육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KERIS 고등교육정보부 장상현 부장은 "KOCW가 국내외 대학의 교수학습 방법 혁신을 지원하는 플립드러닝을 돕기 위한 교육자료 저장소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1>
■양윤 이화여대 교수 “온라인 고등교육, 교육기회 확대 공헌 의의”

KOCW 활성화에 기여한 이를 꼽자면 양윤 이화여대 교수(사회과학부)를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KOCW에 탑재된 양 교수의 강의 ‘심리학의 이해’는 22일 기준 조회수 27만5000건을 돌파했다. 가장 인기 있는 강의에 연달아 선정되면서 2014년에는 부총리겸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 27만5000건의 조회수를 돌파한 양윤 이화여대 교수의 '심리학의 이해' 강의 모습

양 교수는 올해부터 케이무크 강의 '과학적 예술로서의 광고심리'도 운영하는 등 고등교육 온라인 콘텐츠의 최선두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 고등교육에 대해 ‘흐름’이라고 정의했다. 양 교수는 “미국 코세라(coursera)로 시작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강의를 보여주면서, 미국에서도 무크 등 온라인 고등교육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의 대세이자 추세가 됐기 때문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윤 교수가 처음 온라인 고등교육을 접한 것도 코세라 덕분이다. 그는 “코세라를 보고 충격과 감명을 받았다”면서 “당초 코세라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프리카 오지 거주자들을 위해 사회공헌 개념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실제 배움을 통해 인생을 바꿔나가는 모습을 보고 ‘교육이 이런 방향으로도 가능하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밝혔다.

▲ 양윤 이화여대 교수
양 교수는 “지금은 도입 초기니까 과목을 늘리고 선별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인터넷 교육 콘텐츠의핵심요소는 ‘기회균등’이라고 본다”면서 우리나라의 KOCW와 케이무크 활성화 과정에서도 사회공헌 성격을 강화했으면 좋겠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등교육 공급자인 대학과 교수들이 전공과목 위주로 깊이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다른 교수님들의 KOCW 강의를 보면 내용이 알찬 강의가 많다. 보다 각 대학 간판 교수들이 나서주고, 얕은 수준의 교양 강의보다는 깊이 있는 전공과목 위주로 KOCW와 K-MOOC를 강화해줬으면 한다.”

<인터뷰2>
■ 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 상담심리와 예술 결합한 강의로 호평

▲ 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
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상담심리학과)는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감성을 자극하는 교수법을 강의에 접목하며 KOCW의 인기교수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속의 인간심리’와 ‘예술과 인간심리’ 등 5개의 강의를 운영하고 있는 김 교수는 지난해 예술·체육부문 인기강의 1위와 3위에 올랐으며 2016년에는 7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KOCW 강의보기 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성삼 교수는 자녀들에게 좋은 강의를 들려주고 싶어 KOCW에 참여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로서 좋은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차원으로 강의를 만들고 싶었다”며 “마침 KOCW에서 제안이 들어왔고, 이 강의를 아이들이 듣는다는 생각으로 녹화했는데 좋은 반응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수업은 실제 학생이 참여해 강의하는 형태로 제작됐다. 강의 중간에 학생과 얘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해 몰입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강의내용 역시 남녀노소 누구나 어려움 없이 들을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했다. 심리와 상담을 대중적이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영화와 미술에서 소재를 가져와 강의에 접목했다. 특히 ‘영화 속의 인간심리’는 친숙한 영화 속에 내포된 지혜와 정의, 용기와 절제라는 가치를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 7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2016년 KOCW 강의보기 수 1위에 오른 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의 '영화 속의 인간심리' 강의

김 교수는 현재 열려있는 5개의 강의 외에도 성공, 자기계발과 연관된 ‘긍정심리학’과 예술과 상담을 크로스오버한 ‘미술 속에 담긴 음악’ 등을 새로 제작해 내년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KOCW가 과거의 수업방식에서 탈피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통해 교수들의 경쟁을 이끌어내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KOCW를 통해 여러 교수들이 시도하는 새로운 교수법이 다른 대학에 전파될 수 있는 동기부여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3>
인천가정고 박성한 교사  "교사 역할 지식 전달자 아닌 매개자로…KOCW로 거꾸로 수업 구현"

올해 RISS-KOCW 공모전 수기에서 대상을 수상한 인천가정고 박성한 교사는 KOCW를 고등학생 진로교육에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 박정한 인천 가정고 교사
박 교사는 교육학 관련 학과 진학을 원하는 고3 학생들이 KOCW에서 희망대학과 학과의 강의를 정해 매주 한 회차씩 수강하도록 하고 강의 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학생들과 학습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거꾸로 수업(flipped learning)을 실현했다. 미진한 부분이 있을 경우 직접 해당 강의를 한 교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면서 한 학기동안 강의를 진행한 결과 진로성숙도 검사 결과가 평균 18점 이상 상승했다.

이같은 수업방식을 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박 교사는 학생들에게 주입식 교육을 진행하는 데 회의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사실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지식은 검색 포털사이트를 활용하면 다 나온다. 교사가 이제는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조력자(facilitator) 또는 매개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이 평생을 살면서 한정된 지식만을 갖도록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교사가 가교 역할을 하고 학생들이 직접 탐험하고 가도록, 내가 모르는 것이라도 양질의 강의들을 토대로 가이드 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KOCW 상호작용이 강화되길 바라는 박성한 교사이지만, 실제 상호작용 기능을 더한 케이무크와 달리 KOCW는 블렌디드러닝에 보다 주효할 것이라고 봤다. 케이무크가 오프라인 수업을 대체하지 못하면 KOCW는 오프라인 강의와 함께 교사가 관여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대학들이 보다 KOCW를 홍보에 활용하는 것도 소비자인 학생들에게 정보제공 차원에서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 연수를 다니면서 주변 교사들에게 KOCW 등 고등교육 온라인 콘텐츠를 많이 소개했지만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대학에서 홍보시 인기강의 URLl 링크나 QR코드 등을 활용한다면 어떨까? 물건 하나 살 때도 꼼꼼히 따지는데 대학의 수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박 교사는 KOCW를 초중고 교사들과 학부모들에게 추천했다.

“평생교육 차원에서 KOCW를 통해 원리들을 다시 정립할 수 있고 수업을 할 때도 교과지식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참고하면 좋다. 학부모도 역시 자녀들이 가고자 하는 대학의 다양한 학문, 다양한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어본다면 아이 진로 상담시 유용할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했다.

“하나, 정은, 아현, 수정아 대학가서도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길 바란다. 고등학교 3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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