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산학협력, '인맥'보다 '정보'
[기자수첩] 산학협력, '인맥'보다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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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산학협력을 하고 싶은데 아는 교수 인맥이 없어 산학협력을 하기가 어렵다."

소프트웨어 정보보안 업체를 창업한 한 대표이사의 말이다. 역사를 전공했던 이 대표이사는 우연히 정보보안 분야를 경험하고 우리나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기술개발에 큰 투자를 하기 힘든 벤처기업의 특성상 산학협력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교수 인맥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사실이다. 산학협력은 학교로 신청하게 돼있다. 학교에 업체의 정보와 필요한 기술에 대해 알려주면 학교는 관련 전공 교수나 기술을 갖고 있는 교수와 연결을 시켜준다. 산학협력은 절차상 인맥이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도 기업체에서는 왜 인맥을 중시할까. 그 이유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수들과 대학 현장에서는 어느 학교의 어느 교수가 어떤 연구를 하는지, 어떤 성과를 내는지 알기 쉽지만 기업체에서는 이를 알기 어렵다. 기업체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학교에서 연결해주는 교수뿐이다. 결국 기업체에서는 주체적으로 원하는 교수를 찾을 수가 없다. 그렇다보니 기업체에서는 어떤 분야에서 연구를 하고 어떤 성과를 내왔는지 알고 있는 인맥을 형성한 교수를 찾게 되는 것이다.

산학협력을 소개하는 산학협력 엑스포와 기술 장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엑스포와 기술 장터에서는 이미 완성된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것이지 기업에서 원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아니다.

폐쇄적인 정보 제공에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전국대학 연구ㆍ산학협력관리자협의회 한 관계자는 "연구 정보시스템이 기업체를 중점에 두고 오픈하기보다는 연구자 위주로 열어뒀기 때문에 기업체에서는 정보를 검색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체에서 원하는 것은 정보다. 어느 대학에서 어떤 교수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관한 통합적인 정보시스템이 필요하다. 교수를 통한 인맥이나 한 학교의 가족회사가 돼서 얻게 되는 제한적인 정보가 아니라 모든 대학과 교수를 대상으로 정보를 검색해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얼핏 방대한 분량에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IT기술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미 교육 분야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알리미'나 입시포털 '어디가'와 같은 사이트에서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기업은 필요한 기술을 제공받고 대학은 연구능력 강화와 학생들의 현장 경험 강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산학협력은 고등교육을 넘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요소다.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인지한 대학과 교육부는 그동안 산학협력을 확대하고 성과를 알리는데 주력해왔다.

이제는 내실화가 필요하다. 그간 교육부와 대학이 주도해온 산학협력은 수요자의 시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기업체에서 인맥에 기대지 않게 기업체에게 문턱을 낮춘 정보시스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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