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의 미래 준비하는 프레지던트 서밋
[사설] 대학의 미래 준비하는 프레지던트 서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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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경영을 책임진다는 것은 참 무거운 일이다. 어쩌면 한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국민의 삶을 온전히 살피고 국가경쟁력 제고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행정부 수반이나 학생들의 학업과 취업역량, 교수들의 연구, 직원들의 행정력, 학내 운영시스템, 재정 전반 등을 모두 챙겨야 하는 대학 총장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대학의 경영을 책임진다는 것은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학습환경을 조성하고 교수들이 교수자로서의 능력과 연구력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며 학습과 교육을 제대로 지원하는 행정지원시스템을 운영하고 합리적으로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대학의 경영이라는 것이 녹록지가 않다. 입학자원은 부족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속출하고 그러다보니 등록금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높은 우리 대학들은 재정적으로 난관에 부딪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학습시스템 향상과 연구력 제고를 위해 투자할 여력은 사라져가고 있다. 각종 재정지원사업 선정을 위한 평가와 계속 지원 평가에 골몰하고 구조개혁평가까지 1년 내내 평가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교수들은 평가 준비에 연구와 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고 학생들의 일자리를 알아보러 뛰어다니면서 시간을 모두 보내고 있다. 정상적인 대학의 모습이 아니다. 

미래 사회의 변혁을 예고하면서 어쩌면 '대학 절반이 사라진다'는 토머스 프레이 같은 세계적인 미래학자의 예언이 정말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설마' 하면서도 우리 대학들이 이런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본지는 그러한 위기감에 기반해 더 이상 대학들이 미래준비를 미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대학경쟁력네트워크 프레지던트 서밋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전국의 주요 사립대 총장단 30여 명이 4개월에 걸친 6회 연속 콘퍼런스를 통해 스타트를 끊었고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전문대 총장단 33명이 역시 4개월간 여섯 번의 콘퍼런스를 마쳤다. 6월부터 10월까지는 국공립대 총장단 21명이 여름방학을 제외하고 4회의 연속 콘퍼런스를 이어갔고 11월과 12월 2개월간 역시 4회의 콘퍼런스를 통해 19명의 사이버대 총장단이 프레지던트 서밋을 거쳤다.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 전체 한 사이클을 돌아나온 셈이다.

총장들은 프레지던트 서밋 콘퍼런스에 2주마다 참석해 한 번 모일 때마다 짧게는 3시간 길게는 6시간, 어떤 경우는 하루종일, 혹은 1박2일의 프로그램 일정을 소화하며 논의를 거듭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대학 총장들은 때로는 열정으로, 때로는 고뇌에 찬 모습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80 노령의 총장은 2~3시간 동안 꼿꼿한 모습으로 총장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며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연로하신 총장은 예전된 시간보다 미리 자리에 앉아 그날의 주제와 토론 내용을 살펴보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밋의 이러한 진지한 모습은 미래 대학 생존에 대한 절박감이 더없이 강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한 해를 앞두고 있다. 내년에도 어김없이 대학 총장을 포함해 전체 대학 구성원들에게 넘기 쉽지 않은 난관들이 닥쳐올 것이다. '당장 눈앞'에 버티고 있는 문제들의 해결이 급해 미래 전략을 고민할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내년 대학경쟁력네트워크 프레지던트 서밋은 다시 시작된다. 프레지던트 서밋의 가장 큰 의미는 대학의 수장들이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전략을 집단 지성을 통해 모색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대학에게 미래란 없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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