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대학사회/종합 E TX 대학가에 대대적인 학제개편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대가 올해 공학·이학·경제·경영학 분야의 신입생 일부를 특차로 뽑은데 이어 2000학 년도부터는 인문학 분야에도 특차전형을 도입하기로 했는가 하면, 연세대는 현재 21개인 모 집단위를 6개로 축소하는 모집단위 광역화를, 고려대는 14개 단과대학 전체를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이화여대는 9개 대학원의 학칙을 일원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학원 통합세칙을 제 정했고 성균관대는 대학원 중심 대학의 전단계로 경제학 등 4개 학부를 특성화 분야로 선 정, 중점 지원키로 했다. 이밖에 한양대와 한국외대 등 주요 대학들이 '학제개편위원회'를 발 족시키거나 논의중인 상태.
이처럼 각 대학들이 학제 개편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7년간 1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대학원 중심 대학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 하는데 학제개편여부가 중요한 변수 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 교육부는 '교육발전5개년계획'에서 "학부정원을 축소하고 대학원을 학부와 분리 운영하는 대학을 대학원 중심 대학이 나아갈 방향으로 삼겠다"고 밝힘으로써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우수 신입생 유치를 위한 필요성도 각 대학들이 학제개편을 서두르는 동인의 하나다. 특히 서울대가 다른 단과대학에 이어 인문대에서도 특차전형제도를 도입한 것이 좋은 예이다.
연세대는 2000년부터 인문, 사회, 이학, 공학, 의·치학, 예·체능 등 6개 계열로 광역화해 신입생을 뽑을 계획이고 고려대는 공과대학 등 일부 계열에만 시행되던 학부제를 99년 입학 생부터 전체 계열로 확대했다. 고려대는 특히 대학원 연구중심 대학으로 변모키 위해 '대학 원중심대학연구위원회'를 발족시켜 전문대학원과 '2+2'학부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학제 개편 방향에 대한 연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화여대는 학제개편의 틀을 대학원 연구역량 강화에 맞춘 경우. 학부 전공과 대학원 전공 이 같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대학원 입학 기회를 부여하고 지도 교수가 학생들을 직접 관리 하고 책임지는 담임교수제를 도입해 연구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 주 내용. 약학·간호학 을 제외한 인문사회계열은 1개의 모집단위로, 사범·의학·법학 계열은 전문 대학원 체제로 가는 모집단위 광역화는 2002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 주요 대학의 이런 발빠른 움직임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도 만만찮다. 이런 움 직임이 4월말로 예정돼 있는 대학원 중심 대학 공모 직전에 나오고 있어 교육부의 정책방향 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각 대학들이 구체적인 시행 세칙을 발표하지 않는 한 탁상공론에 불 과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연세대의 '모집단위 광역화'방안 중 학부생 정원 감축안. 학 부생과 대학원생 비율을 1대1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이 세부시행안은 학부정원을 8백 여명 줄이고 대학원생을 1천2백명 늘여야 가능한데 연세대는 교수증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 획은 발표하지 않은 상태이다.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도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서울대가 교육부 권고안인 '학부정원 30% 감축과 타 대학 출신자에 대한 문호 개방'에 대해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이유가 인문 사회계열교수를 주축으로 한 내부적 비판 때문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연세대 도 지난 30일 문과대 교수 14명이 문과대 학과장 회의를 갖고 "교육부의 연구중심대학 지원 계획은 전체 학문의 고른 발전 보다는 이공계 첨단과학 분야에만 집중돼 있고, 장기적인 안 목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 모집단위 광역화 방안을 추진중인 학교 당국을 당혹하게 했다.
특성화 분야 선정에 골몰하고 있는 서울 A대학 한 관계자는 "서울대, 연세대의 최근 움직임 은 교육부의 정책 방향을 무시하고 어거지를 쓰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들 대학이 교육부 사업방향에 영향을 미친다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행하는 국제경쟁력 있는 대학원 육 성 사업은 소수 거대 대학을 정책적으로 키우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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