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유성 서강대 교수협의회장

[한국대학신문 손현경·황성원 기자]  올해로 5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강대. 그러나 남양주캠퍼스 사업 좌초로 유기풍 전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서강대가 역대 최대 위기에 처했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 전 총장 사퇴 71일 만에 제 15대 총장으로 박종구 종교학과 교수가 지난해 12월 초 선임됐다. 박 신임 총장이 이끌어 가야할, 구성원들이 원하는 서강은 어떠한 모습인지, 남양주 캠퍼스의 후속처리는 어떻게 돼야하는지, ‘국정농단’ 현 시국에서 한국 대학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유성 서강대 교수협의회장에게 자문을 구해 봤다.

▲ 정유성 서강대 교수협의회장(사진 =손현경 기자)

■ 남양주캠퍼스를 진단해 본다면.
“기사를 쓸 때도 육하원칙 따지듯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등이 분명하다. ‘제2 캠퍼스’는 ‘누가’부터가 문제였다. 캠퍼스 이전이라던가 교육 프로그램을 누가 감당할지 충분한 논의도 교수와 학생들과의 구성원 논의도 없었고 그와 관련된 소통이 전혀 없었다. 흔히 어떤 변화가 일어날 때 가장 먼저 의논할 사람은 그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을 사람들이다. 당연히 학교 교육 주체인 교수들과 후배들에게 소통을 안 한 것은 가장 큰 잘못이다. 경제적 상황과 정황을 봤을 때 서강대 규모가 남양주캠퍼스의 벤처기업 투자 같은 방법은 합당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가장 많았다. 무엇보다 여러 플랜들이 전혀 현실성이 없었다. 그야말로 지금 박근혜 대통령 정책인 ‘문화융성’ ‘창조경제’ 가 구체적인 계획들이 없었던 것처럼 ‘남양주 캠퍼스’도 비슷하다. 전혀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이 많았다.”

■ 이사회가 예수회 소속 이사진 수를 3분의 1로 줄이기로 했는데.
“(교수협의회가) 구체적으로 제안한 바가 뭐였냐면. 예수회 지분을 3분의 1로 줄이는 숫자적인 부분 보다는 진정 학교에 관심과 애정이 있고 전문성도 가진 이사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요청했다. 앞으로는 이사 충원할 때 공개적으로 이사 청빙위원회를 두는 것도 하한 방법이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검증도 하고 합당한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만약 예수회 소속 분이 다시 들어온다면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하는 게 좋다. 대부분 결과만 보고 이야기하는데 과정 자체를 보고 이야기해야 한다. 구성원 합의 도출하고 전문성 역량 체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자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총장 선거에서도 이런저런 잡음이 있었다. 교수협의회는 간선제인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를 만들고, 거기에 파견 될 교수 대표를 정할 때 어떻게 민주적으로 선출할지 신경을 써서 백서를 만들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총장 선임과정도 좀 더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바꿔 달라 요구 하고 있다.”

■ 새 총장에게 바라는 점은.
“첫 번째 협치와 구성원간의 화합이다. 두 번째는 내실 있는 참교육, 즉 교육 특성화다. 세 번째는 재정문제 타파다. 협치는 우선 구성원들 화합이 전제돼야한다. 위기극복은 어떤 새로운 정책을 펴기보다 구성원과 차근차근 화합을 다지는 방법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이 있어야하니 총장 취임하면서 본인이 밝혔던 대로 교육 담론 충실해서 서강 특성인 내실있는 교육에 충실하면 된다. 이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열기 보다는 백투더베이직(back to the basic) 즉, 본질로 돌아가야한다. 그렇게 정책을 세워주길 부탁한다. 재정문제 해결은 대단한 확장이 아니라 내실을 기해 불필요한 재정은 긴축하는 것이다. 구성원 합의에 의해 해나갔으면 한다. 흔히 ‘서강가족’이라고 말한다. 공동체 정신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내실 있는 교육은 예수회 이념 중에 '퍼스널케어다'. 인격적 관심이라는 말이다. 학생이면 학생, 교수면 교수, 직원이면 직원, 서로가 인격을 존중하고 보살피고 돌보는 그런 역할을 하는 총장이 필요하고, 그런 교수가 되고 싶다.”

■ 서강대 교수들이 보는 서강대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교수들이 말하는 제일 중요한 주장은 위기극복이다. 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새로운 기회인데 학교가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하고, 어떤 전망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나아갈지에 대한 구성원 합의에 관한 전문적 연구가 필요하겠다. 비전 선포식 등 허황된 것 말고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서강의 전통을 살리고 위기를 극복하면서 교육 담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 서강대 교수협의회를 '제도화'한다고.
“교수협의회를 제도화하는 것은 지난 4일에도 논의했다. 이화여대가 최근 교수평의회를 만든것과 비슷하다. 지금은 임의 교수협의회인데 이걸 공식단체인 교수회(가칭)로 논의 중이다. 정확한 이름은 정하지 않았다. 실제 형식적으로 공식 기관화하고 학교 지원 받고 운영할 계획이다. 체제 개편을 모색 중인 가운데 총장 선임에도 교감하는 협의를 하는 중이다. 이를테면 총추위에 교수 파견할 때 교수를 선거에 보내는 방법 등을 생각 중이다.”

■ 현 시국에 한국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대학은 절체절명 위기상황이다. 한마디로 양적 확산과 무한경쟁, 정부규제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전반적인 정치와 사회변화 국면과 맞물려 고등교육 전반에 대대적 개혁이 있어야한다. 그 구도 안에서 고등교육을 어떻게 설정 할 것인지, 연구중심으로 가야할지 교육중심으로 가야할지 헛갈려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은 교육을 담당하고 연구는 대학 내 외부에 있는 독립적 연구소가 담당해서 대학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아 한다. 여러 가지 문제점을 척결하는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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