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이화여대도 경쟁률 상승, 프라임학과도 수도권 쏠림 현상

지방대는 전반적으로 경쟁률 하락…대학 서열화가 원인
정시에 기대했던 평단, 9곳 중 8곳 미달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2017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4일을 기점으로 마감된 가운데 서울 주요대는 정원모집에 선방했으나 지방대는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11개 대학의 올해 정시모집 경쟁률은 5.66대1로 지난해와 같았다. 특히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들은 ‘불수능’ 여파로 고득점을 받은 학생들의 소신지원이 이뤄지며 경쟁률이 상승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4.00대1에서 4.12대1로, 서울대는 지난해 3.74대1에서 4.12대1로, 연세대는 지난해 4.80대1에서 올해 4.83대1로 올랐다. 경희대와 서울시립대, 중앙대도 지난해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올해 불수능에 따라 상위권 수험생들의 소신 지원이 늘어나 경쟁률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정유라씨 입시, 학사부정 의혹으로 ‘최순실 게이트’의 한복판에 섰던 이화여대 역시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올랐다. 지난해 4.08대1이었던 이화여대 정시 경쟁률은 올해 4.13을 기록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과거 재정지원이 제한된 대학의 경쟁률 약화를 예상하고 학생들이 몰려 오히려 경쟁률이 올라간 경우가 있었다”며 “이화여대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아 안 몰릴 줄 알고 학생들이 지원을 많이 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단군 이래 최대지원 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지원(PRIME 프라임)사업에 선정된 대학들도 수도권을 기준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자연계 기준, 프라임 학과에서 경쟁률이 높은 상위 10개 학과 중 7개가 서울에 위치한 건국대 소속 학과였다.

반면 지방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학교육의 질과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치된 지방거점국립대(지거국) 9개교(서울대 제외)중 5개교는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하락했다. 충북대는 지난해 5.22대1에서 올해 5.13대1로, 충남대는 지난해 4.86대1에서 올해 4.69대1로, 전북대는 지난해 4.17대1에서 올해 3.86대1로, 부산대는 지난해 4.41대1에서 올해 3.93대1로, 제주대는 지난해 5.27대1에서 올해 4.75대1로 각각 경쟁률이 떨어졌다.

지역중심대학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14개의 지역중심대학 중 순천대, 안동대, 인천대, 한밭대를 제외한 10개 대학이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감소했다. 군산대는 2.7대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고 목포대는 지난해 5.32대1에서 올해 3.83으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경쟁률 하락은 사립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재윤 경남대 입학처장은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 속에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몰려 지방대들은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대가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안상진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대학의 서열화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학령인구가 줄어도 지금 서열화 속에서 상위권 대학에 가려는 경쟁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며 “신입생의 입학성적으로 서열화가 돼있는 현재 경쟁체제를 무너뜨리고 교육과 연구처럼 정당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시에서 입학정원을 대거 채울 것으로 기대했던 평생교육단과대학(평단)은 수시에 이어 정시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평단에 선정된 9개 대학중 창원대를 제외한 8개 대학이 정원이 미달했다.

9개 대학의 평단 전체 경쟁률은 0.48대1이었으며 대구대 도시농업학과, 서울과기대 문화예술비즈니스학과, 영미문화콘텐츠학과, 부경대 수산식품냉동공학과, 자동차응용공학과 등 5개 학과는 지원자가 1명도 없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특성화고 학생들 대상의 다양한 전형이 존재하는데도 성향이 비슷한 단과대 사업을 진행해 수요예측에 실패했다”며 “대학 구성원을 설득하지 못해 학내 분규 사태까지 벌어져 부정적 이미지가 생긴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 2017학년도 수도권 및 지방 주요대 정시 경쟁률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