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융합대학에 설립 의혹…최 전 총장 등 논의 인정했으나 백지화

▲ (jtbc 화면)

[한국대학신문 손현경·황성원 기자] 이화여대가 100년 전통의 유치원을 허물고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학과가 소속된 신산업융합대학원 건물 내에 미르재단 에꼴페랑디 분교를 설립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이화여대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화여대가 학내 유치원을 이전하고 그 부지에 정유라 학과가 소속된 신산업융합대학원 건물을 세우려했다”며 “그 건물 내에 에꼴페랑디 분교를 설립하려고 의논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최 전 총장이 2015년 말 교내 본관 회의실에서 차씨와 미르재단 관계자 7~8명과 함께 ‘한·불 수교 130주년’사업 관련 모임을 가졌다”며 “‘ㄷ자’ 회의실 책상에 차씨와 최 전 총장이 가운데 앉고 양 옆으로 이화여대 교수들과 미르재단 관계자가 앉았다”고 밝혔다.

지난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서 최경희 전 총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차은택씨와 만났다는 본지 단독보도 ‘[단독]"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차은택·미르 관계자 만났나"(종합)’ 를 시인했다.

또 최 전 총장은 차씨와 미르재단 관계자들과 이화여대 130주년과 맞물려 한불 130주년 기념 관련 사업을 가지려고 했던 것과 프랑스 요리학교 에꼴페랑디 분교 유치를 논의했다는 보도 또한 인정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개교 130주년이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는 것과 맞물려 최 전 총장과 차씨가 관련 사업을 펼치려 했다는 설명이다.

미르재단은 지난해 4월 에콜페랑디와 MOU를 체결했다. 에콜 페랑디는 1920년 설립된 프랑스 파리 상공회의소 산하의 요리전문 교육기관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사 양성소다.

미르재단은 설립 한 달 만인 2015년 11월 에콜 페랑디와 “파리에 있는 페랑디에는 한식 과정을 정규 커리큘럼에 포함시키고, 서울에는 페랑디의 첫 해외 분교를 설립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한 것은 2015년 말. 이화여대 이사회는 유치원 부지를 2015년 11월부터 해당 부지에 약 300억원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스포츠ㆍ예술 컴플렉스’를 건립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시기적으로 보면  이화여대 유치원을 허물고 ‘정유라 학과용 건물’에 에꼴페랑디 분교를 세우기 위한 논의가 있었다는 것과 맞물리는 셈이다.

그러나 이화여대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에콜 페랑디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는 최순실씨와 차은택 감독이었다”며 “추진 과정에서 차 감독이 호출해 회의에 가면 그 자리에 항상 최씨가 있었고 거기서 차 감독이 예산 사용과 사업 방향에 관한 주요 의사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경희 전 총장이 이미 청문회서 차은택과의 만남과 에꼴페랑디 관련 협의를 인정한 만큼, ‘정유라 학교’에 에꼴페랑디 분교를 세우려 했다는 의혹도 어느 정도 연관성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본지 기자가 최 전 총장에게 확인을 위해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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