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서 추억을 낚다 - 가보고 싶은 섬 10선 녹음이 짙어가는 5월을 지나 계절은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다. 무더위가 기다리고 있어 여름이 두려워 지기도 한다.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눈을 감고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는 상상을 하면 더위가 조금은 덜 할지 모르겠으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적한 섬에서 바닷바람 한가슴 안고 수평선을 바라보며 여유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학이 날갯짓 하는 섬, 백령도=이탈리아 나폴리와 함께 전 세계 두 곳 밖에 없다는 천연비행장인 사곶해수욕장이 그 자태를 뽐내는 곳, 백령도. 파도에 마모돼 콩같이 작은 모양을 지녀 콩돌이라 불리는 작은 돌이 가득한 콩돌해안은 백령도의 관광명소다. 심청이가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와 연봉바위 등도 백령도를 찾는 재미. 백령도에 가기 위해서는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데모크라시5호 혹은 백령아일랜드호를 이용해야 하며 소요시간은 4시간이다. ■해송과 서해 낙조의 조화가 아름다운 섬, 덕적도=본래 이름은 큰물섬으로 큰물, 즉 수심이 깊은 바다에 떠 있다는 이름만큼이나 서쪽바다 한 쪽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의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충혼탑과 해당화가 아름다운 밭지름 해수욕장, 서해안 제일의 해양관광지로 유명한 서포리 해수욕장, 덕적도 최대의 수족관이라 불리는 지도해수욕장 등이 덕적도의 명소다. 정기 여객선이 인천과 덕적도 사이, 대부도와 덕적도 사이를 운항하며 소요시간은 각각 30분과 1시간 30분.
■섬의 섬, 삽시도=섬의 모양이 화살을 꽂은 활 같다 하여 삽시도라 불린다. 봄철에는 우럭, 놀래미, 도다리, 여름철에는 백조기, 가을철에는 장대, 우럭, 놀래미, 도다리 등이 제철이라 강태공들에게 인기다. 또 낚시 이후 저녁 쯤 볼 수 있는 삽시도의 낙조는 서해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풍경 중 하나다. 대천과 삽시도를 1일 3~5회 운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면 되고 직항의 경우 40여분이 소요된다. ■절경을 품고 있는 고슴도치 섬, 위도=고슴도치의 형상을 닮아 이를 뜻하는 한자에서 이름을 따 위도라 불린다. 위도의 유일한 사찰 내원암. 내원암 입구의 인동초와 백일홍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아담한 모래사장이 있는 위도해수욕장은 백옥같이 맑은 물로 유명하다. 차량 이용시 호남고속도로 태인IC를 거쳐 격포 30번 국도를 이용 격포항까지 간 후 격포항에서 위도간을 운항하는 카페리로 입도할 수 있다.
■남해바다 금강산, 홍도=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170호로 지정될 만큼 아름답다. 석양 노을에 붉은 바다가 반사돼 섬 전체가 붉게 물든다 하여 홍도라 불린다. 다양한 기암괴석 감상과 함께 바다정취를 맛볼 수 있는 유람선 관광도 가능하다. 유람선 관광 후에는 홍도 명물인 홍도등대에서 섬 이름의 효시가 된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란 사원의 지붕을 닮은 흰 등대로 이어진 산길은 산책 코스로도 그만이다. 목포 홍도 간 1일 2∼3회 왕복하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으며 소요시간은 2시간20분.
■역사가 살아 숨쉬는 섬, 보길도=이름 그대로 보석 같은 섬인 보길도의 남쪽 끝 보옥리에 솟아있는 보옥산은 정상까지 약 40분이면 오를 수 있으며 날씨가 좋으면 멀리 추자도와 제주도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다. 고산 윤선도가 절경에 취해 머물며 어부사시사 등 주옥같은 한시를 창작한 기왓집, 연못을 파고 정자를 세워 자연을 노래한 곳으로 유명한 부용동 세연정 등 역사 속 장소도 볼만하다. 해남 땅끝(갈두)에서 보길도까지는 배편으로 1시간이 소요되며 화흥포에서 보길도까지는 약 1시간10분이 소요 된다. ■솔개를 닮은 섬, 연도=섬 모양이 솔개같이 생긴 것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먼 바다로 나갔던 배들이 여수로 돌아올 때 가장 처음 만나는 반가운 섬이기도 하다. 연도의 동쪽 해안은 노송과 볼록한 바위 벼랑들이 장중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자연미를 보여주고 있다. 청정해역인 주변 바다에서 잡히는 장어, 도다리, 낙지, 볼락 등이 유명해 바다낚시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여수항과 역포를 1일 2회 오가는 배편을 이용하면 1시간45분이 소요되며 역포에서 연도까지는 마을에서 운행하는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바다와 섬이 있는 풍경, 소매물도=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움에 대미를 장식하는 섬. 말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뜻에서 마미도라 불렸고 마미도는 매미도로, 매미도가 매물도로 변했다고 전한다. 소매물도 등대섬은 영화와 CF의 단골무대로 소매물도 등대섬은 푸른 초원이 펼쳐진 언덕과 하얀 등대가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진시황의 신하가 불로초를 구하러 왔다가 이곳의 정취에 빠져 '서불과차'라는 글을 남겼다는 '글씽이굴'과 주변에 있는 용바위, 처바위, 촛대바위 등이 저마다 사연을 안은 채 자태를 뽐낸다. 통영에서 소매물도간을 운항하는 정기여객선이 1일 2~3회 운항하며 소요시간은 90분이다. ■눈과 귀가 즐거운 섬, 거제도=매년 8월 초 열리는 거제 해변축제에서는 산과 해변을 무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져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한국전쟁 당시 세계 최대의 포로를 수용한 거제 포로수용소, 조선시대 거제현의 부속건물 객사로 사용하던 기성관, 임진왜란 발발 이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옥포만에서 첫 승전을 한 옥포대첩 기념공원 등이 있는 유서 깊은 섬이기도 하다. 또 구조라해수욕장, 덕포해수욕장 등 빼어난 절경을 가진 해수욕장들도 유명하다. 부산 장승포간 정기여객선이 다수 운항하며 소요시간은 45분. ■독도를 지키는 섬, 울릉도=울릉군의 풍년풍어를 기원하며 군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전과 개척당시 개척민의 집을 짓던 모습을 재현하는 내용을 담은 축제인 우산문화제가 유명하다. 섬 속의 산행 또한 울릉도의 백미. 해발 9백84m인 성인봉에 오르면 섬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동쪽으로 저동항의 촛대바위, 동남쪽으로 도동항, 서쪽으로 태하령, 북쪽으로는 송곳산과 원시림으로 덮인 나리분지를 볼 수 있다. 항공편으로는 강릉공항과 울릉도 사이를 오가는 헬기가 있으며 하루 세 번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50분. 배편은 포항과 묵호에서 각각 1일 1~2회 운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으며 소요시간은 묵호 출발 시 약2시간 20분, 포항 출발 시 3시간이다. <김용훈 기자> kimyh@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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