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경 기자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이화여대는 지금 131년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입학 및 부정 학사 특혜로 류철균 교수,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 등 4명이 줄줄이 구속됐다.

이화여대 캠퍼스는 지난해 7월 말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 반발로 시작된 본관 점거 시위부터 특검 압수수색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 학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총장선출에도 구성원들끼리 참여비율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이 대학 한 교수는 “2월이 시작됐는데도 학교가 이리 질척거리고 있으니 총장이 선출된 들 언제 정상화된 시스템을 만들겠는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화여대 '교육농단'에 대해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그들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있다. 최 전 총장은 “학교 신입생이 몇 천명인데 뭐가 특별하다고 정유라를 보겠는가”라며 “(특혜 의혹과 혐의)는 나중에 상상을 갖고 만들어낸 것”이라고 잡아뗐다.

김경숙 전 학장은 한 언론을 통해 “이화를 사랑해서 16년간 보직을 했고 체육계에서도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사람”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도 청문회서 "(정유라를 위한)특혜라기 보다 (정유라가)우수학생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실적으로 입학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가 이를 보고 한마디 했다. "입술에 침도 안 바른 사람들"이라고.

정씨 특혜 관계자들이 줄 구속돼 국가의 벌을 받는다 해서 이화여대 명예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이화여대 내부 개개인 구성원들의 진심 어린 ‘고개 숙인’ 자기반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앞서 이화여대 법인 이화학당은 “이번 사태를 감사한 결과 일부 교직원의 공정성을 해치는 언행과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이화여대의 신뢰회복을 위한 자기반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화학당은 정씨의 특혜와 관련해 면접위원과 교수들이 조직적으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는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의 명예를 다시세우려면 이화학당은 특별감사위원회를 재조직해 특검 수사와 맞물려 윗선의 움직임이 있었는지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이전에 학교 법인카드로 ‘샤넬 백’을 구입하고 사적 용도로 1700만원가량 사용한 전 이화여대 박 모 교수가 최근 공공기관 이사로 선임됐다가 여론이 들고 일어나자 사퇴했다. 이화여대에서 박모 교수를 제대로 징계했다면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을지 이화여대 구성원들은 깊이 생각해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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