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국 신라대 재무팀

▲ 신라대 재무팀 김창국 선생

자본주의체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재정악화로 인한 기업들의 부도와 파산에 관한 기사는 흔한 이야기이다. 대학에서도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저출산시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의 위기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비유를 하자면 곳간이 비어가는 종가 며느리들이 해야 할 고민을 오롯이 대학구성원들도 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년간 동결된 등록금으로 인해 어느 부서를 가나 ‘예산 부족’ 읍소가 터져 나온다. 이 고민 한가운데에는 재정관리자들이 있다.

수많은 재정지원사업 지표에 대한 분석자료 작성, 등록률을 높여 대학재정을 원활히 하려는 피나는 노력, 투명하고 효율적인 지출을 유도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경주한다. 또한 교육부감사, 감사원 감사, 결산 감사 등 다양한 감사를 받을 때면 어김없이 재정관리자는 자료작성과 수감의 최일선에 투입돼 기꺼이 온몸을 던진다. 최근 들어서는 팍팍해진 가정살림 탓에 적잖은 등록금 민원에 시달릴 때도 한두 번이 아니다. 이래저래 대학 재정관리자들은 괴롭고 힘들다. 대학 내에서 힘들지 않은 부서가 없겠지만, 대학재정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짊어져야 할 몫이라는 인식은 엄연한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고통과 괴로움이 있지만 보람 또한 크다. 그들은 대학행정의 최고의 조력자이자 친구이다. 가령 돈과 관련된 많은 고민과 애환을 들어주고 풀어주는 일은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기안에서 지출까지 함께하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대학 내 새로운 구성원들이 예산을 집행하고,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 드러나지 않게 음지에서 챙겨주고 도와준다. 비록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에 곁들인 한마디의 감사가 위로와 보람의 대부분일지라도 기쁨은 꽤 크다. 또한 결산과 같은 재정자료 작성에 있어 1원의 차이도없이 맞아떨어질 때 그들만이 아는 소소한 기쁨을 누린다.

저출산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거나, 대학 수를 합리적으로 줄이는 것과 같은 정책적인 사항은 재정관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재정수입을 늘리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학생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관리자들은 오늘도 머리가 하얗게 새는 노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재가 자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보람은 다시금 그들을 재정전투의 한복판에 서 있게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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