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교직원이 봉사단 이끌기 버겁다는 지적도…“동기 부여 장치 필요”

[한국대학신문 황성원 기자] 대학생 해외봉사활동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봉사단을 이끌 교직원 참여가 저조해 제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학 내 동기 부여 정치가 부족해 독려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따르면 2016년 전국 대학 사회봉사 프로그램이 1993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해외봉사 프로그램은 197개로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참여 학생만 수백 명에 달한다. 봉사지역은 주로 필리핀과 베트남, 동티모르 등 개발도상국이다.

해외 봉사활동은 국내 봉사활동과 다르게 현지답사가 필요하며 현지 단체와 계약절차도 필수적이다. 세부 일정도 현지 상황을 자세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성공적 봉사활동을 위해선 봉사단을 이끌 교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대학가의 중론이다.

▲ 홍준의 서원대 교수가 동티모르 해외교육봉사에서 현지 담당자와 협의 중이다 (사진=서원대)

■ 해외봉사 ‘참맛’ 알아가는 대학 교수·직원들 = 홍준의 서원대 교수(생물교육)는 지난해 국립국제교육원이 지원하는 해외봉사단장으로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18명의 학생과 2명의 교직원을 인솔하고 4주간 동티모르 로스팔로스 지역으로 해외교육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홍 교수는 10년 가까이 해외봉사 활동을 해왔다. 처음에는 자비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봉사를 통해 얻는 보람이 커 학생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어졌다. 이후 개인적으로 한국연구재단이나 각종 공모 등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2002년 동티모르가 독립하기까지 오랜 투쟁 역사로 인해 지금도 파괴된 학교 시설을 이용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예전엔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 이제는 되돌려줄 때가 됐다고 생각했고 교육자로서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김인수 경상대 교수(식품영양학과)는 교직원 3명과 지난달 9일부터 21일까지 13일간 동계 해외봉사단 35명의 학생을 이끌고 필리핀 비나로난 지역으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김 교수는 “한국전쟁 당시 필리핀으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았다. 지금은 반대로 필리핀 현지 상황이 많이 열악해졌다. 이젠 우리 차례며 도울 수 있어 기쁘다. 무엇보다 교직원으로서 학생을 인솔해 봉사할 수 있다는데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소수 인원이 봉사단 이끌기 버거워…‘독려 카드’ 필요 = 그러나 교수 한 명이 단장을 맡아 봉사단을 이끌거나, 소수의 교직원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일손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동기 부여 요인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통상 대학의 3대 기능인 교육·연구·봉사 가운데 교육과 연구에 비해 봉사를 독려하는 제도적 장치와 인식 모두 부족하다는 얘기다.

한헌수 대학사회봉사협의회(KUCSS) 회장(전 숭실대 총장)은 “현실적으로 교원 업적평가나 업무 과다 등으로 봉사단장이나 업무를 전담할 교직원을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역 사립대 관계자 역시 “봉사활동에 아무런 혜택이 없다. 직원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봉사활동으로 자리를 비우면 눈총만 받는다”고 말했다.

해외봉사 관계자들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무 공백을 메워주거나 바통 터치식으로 다녀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학내 관심 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인수 교수는 “보통 해외 봉사활동은 한 지역에서 고정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필요 경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교직원 참여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 장치 마련 외에도 대학 사회에서 봉사활동에 관한 ‘관심’을 지속해서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홍준의 교수는 “국내 대학들의 봉사단 출범식을 살펴보면 요식행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더 많은 대학 구성원들이 일정과 진행 양상을 알 수 있도록 작은 관심만 가져도 제도가 변하고 가용 인력도 늘어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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