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도 낮고 1년 내 퇴사자 비율 높아…고용서비스의 질 저하

[한국대학신문 윤솔지 기자] #. 취업준비를 위해 졸업유예를 택한 A씨(25). 매일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영등포구 당산동까지 출퇴근하다시피 한다. 대학에서 소개받은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 지정된 교육센터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상편집기술을 배운다. 정해진 센터 외에선 기술을 배울 수 없다. A씨에겐 막막한 취업의 방향을 잡아주는 고마운 프로그램. 그러나 A씨는 “거리가 멀고 지정된 곳 외에서 수업을 들을 수 없어 불편하다”고 말한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지난 2009년 고용노동부가 시작한 취업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이다. 상담-직업훈련-취업알선의 3단계로 이뤄져있다.

취업성공패키지Ⅱ유형은 미취업 상태의 청년들도 신청할 수 있다. 취업난이 심각한 현재 졸업반 재학생들도 많이 참가한다. 선정되면 직업훈련기간 동안 월 40만원 훈련수당을 준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구직자들에겐 적지 않은 지원금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조6000억원(1분기)을 2017년 청년 일자리 관련 정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도 대상 중 하나다. 고용노동부는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 참여자 취업지원 협력 방안’으로 취업준비수당 60만원을 3개월 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2009년 도입 초기부터 현재까지 취업성공패키지에 투입된 예산만 13조62억원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약 8년간 시행된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의 문제점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참여자들은 “프로그램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전국의 만 18~29세 7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정부의 취업지원정책 중 취업성공패키지의 만족도(10점 만점에 6.11점)가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61%)은 취업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취업능력 향상미흡(48.6%), 교육·훈련과정의 단순함(43.2%), 훈련기관 선택 제약(40.5%) 등이 뒤따랐다.

입사 1년 이내 재취업을 준비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2014년 취업성공패키지를 마치고 취업한 청년 4만3372명 중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한 비율은 45.5%에 그쳤다. 프로그램이 단순히 취업률에만 맞춰져 있어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 이병희 선임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취업성공패키지 등 고용지원서비스는 구직자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나, 취업지원부처의 행정업무량 급증으로 실제 고용서비스의 질 저하가 우려 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