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7.11.18 토 07:30
특집대학이미래를만든다
[심층대담] 차인준 인제대 총장 “군림하지 않는, 떳떳한 총장 되려 노력”“프라임 사업 가장 큰 규모…구성원 합의 바탕 사업 수행 중”
“학벌중심사회 없어지지 않는 이상 입시정책 개혁 무용”
이연희 기자  |  bluepress@unn.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2.26  21:25:4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평교수로 시작해, 간선제 투표로 사립대 총장이 됐다. 이유가 뭘까 되짚어 보면, 지난 20여년 보직을 맡으면서 한 번도 교수들에게 군림한 적이 없었다. 또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 살기 위해 노력했다. 골프를 치지 않고, 업무추진비도 2년간 법인카드를 딱 2번 썼다. 매일 아침 떳떳하게 살자고 다짐을 한다. 엉뚱한 짓 하는 지도자를 구성원들이 따르겠는가.”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지난해 대학가를 들썩였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프라임) 사업에서 돋보인 대학 중 하나는 단연 인제대다.

많은 대학들이 프라임 사업을 준비하면서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으나, 인제대는 달랐다. 이같은 의견을 모을 수 있었던 데는 차인준 인제대 총장의 리더십이 한몫 했다. 간선제를 거쳐 대학 총장으로 선출된 그는 차근차근 교수와 직원, 학생들을 설득하면서 학내 구성원 92%의 프라임 사업 참여 합의 서명을 받아냈다.

순풍에 돛 단 듯 로드맵대로 프라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인제대를 찾아 차 총장을 만났다. ‘사람 좋은 표정’의 차인준 총장은 대학 얘기를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눈을 빛냈다. 자신감의 원천은 스스로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는 좌우명이었다.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소회는.
“총장을 맡기 전까지 대학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학본부와 교직원 간 ‘소통’이었 다. 그래서 총장 취임 전 교수들과 강당에 모여 대화를 했는데 많은 교수들이 모였다. 당시 서로에게 바라는 바를 당부했고, 지금까지 협력해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취임 이후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는데, 이제는 내실을 다져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학을 만들고자 하는 소망이 있다.”

-역점을 두고자 하는 인제대의 특성화 방향은?
“기본적으로 ‘교육중심 연구특성화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소프트웨어와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강조하고 또 요구하는데, 정작 대학들이 부응해 변화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래서 교수들에게 소프트웨어중심대학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교수들이 여름방학 때 대학원생들을 데리고 공부하면서 빅데이터 강의를 만들겠다고 해, 고마운 마음에 사비 100만원을 지원해줬다. 새 학기부터는 현장에서 적용된다. 전공학생뿐 아니라 비전공 학생들, 인문사회학 전공자들도 소프트웨어 관련 소양을 갖춘 ‘양손잡이’를 만들 것이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즉 교수법에 대한 고민은 토론식 수업을 내세웠다.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주장해오기도 했고, 교수들을 설득한 끝에 지난 학기에 293개 강의가 토론식으로 진행됐다. 프라임 사업을 수행하니 30% 이상까지 확대하려고 한다. 실제 학생들을 만나서 토론식 수업에 대해 물으면 만족스러워한다.”

-지난해 프라임 사업 1년차 사업 성과와 의의에 대해 설명해 달라.
“대형 9개 대학 중 연 160억원으로 가장 많은 사업비를 따냈다. 이사회에 대응자금을 추가 매칭해달라고 요청했고, 법인에서도 3년간 사업비 20%에 해당하는 비용 32억원씩 3년간 9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 재원을 바탕으로 프라임의생명공학관 기공식을 했고, 노후한 건물과 연구·강의시설을 싹 바꿨다. 물론 대학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 우선 소프트웨어교육원을 설치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수들과 합의했고, 모자라는 교수인력은 충원하고 또 적극적으로 국내외서 연수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김해 안동공단을 ‘4차 산업단지’로 탈바꿈해 프라임사업과 연계하기로 했다. 정부에서도 인정했다.”

-동남권 프라임 대학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해외 학생들을 유치할 때 우리 대학을 비롯해 동의대, 동명대, 신라대 등 4개 대학이 함께 설명회를 개최하고 유치한 학생들을 4개 대학에 균등하게 배분하기로 했다. 이미 합의가 끝나 조만간 시행될 것이다. 공동교과ㆍ비교과과정 운영, 인적ㆍ물적 인프라 공동활용, 입시설명회 공동개최, 산업체전문가 공동활용, 4차 산업혁명 및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한 공동연구과제 추진 등 다방면의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가 다른 권역 프라임 대학들의 모델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한서대와 드론 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손을 맞잡기도 했는데.
“한서대가 항공특성화대학 아닌가. 드론 교육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세 번 한서대를 방문했는데 학교에 경비행기 대수가 46개고, 고가의 드론도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의료계 선배기도 한 함기선 한서대 총장께 도와달라고 요청했더니 흔쾌히 받아주셨다. 드론교육원에서 2학기부터 연계전공으로 학생들을 교육시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충청지역 북쪽으로는 한서대가, 남쪽에서는 인제대가 드론교육을 맡으려 한다. 아직도 많은 도움과 연구가 필요하긴 하다.”

-모체가 백병원이다. 의학 분야 특성화 방안이 궁금하다.
“이제는 대학이 등록금에 의존하기 어려워, 의약기업과의 협력에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됐다고 봤다. 지난해 법인에서 연구비 30억5000만원을 지원해줬고, 89개 의학 협력연구 과제 중 10개를 선별해 지원했다. 사립대로서는 파격적인 수준이고, 법인도 지원 의지가 강하다. 이제는 젊은 교수들이 연구에 보이는 관심과 갈증이 높은 편인데, 대학이 젊은 교수들의 연구를 지원한다는 점을 알고 있더라.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화이자와 부산백병원이 협력을 하고 있고, 안과에서도 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3년 안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 보고 있다.”

-교육부가 2주기 대학구조개혁을 추진 중인데 이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학생 정원감축에 초점을 맞춘 게 큰 문제다. 학생은 줄고 등록금은 7~8년째 동결인데 장학금은 더 주고. 교수는 더 뽑으라고 하니 어느 대학인들 가능하겠는가. 최저임금도 상승해 더 만만치 않다. 등록금은 사회여건상 올리지 못한다고 해도 지출은 줄이도록 해줘야 한다. IMF 시절 대형금융기관이 구조조정을 통해 문을 닫은 것처럼 우리도 교수들의 명예퇴직을 받자고 예전부터 주장해 왔다. 나이가 많이 든 교수들은 급변하는 교육환경과 경쟁력 제고 압박이 세지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퇴로를 열어주자는 것이다. 어차피 60세 이상 교수들은 연금을 받으니 그에 준해 지급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이 너무 커진 데는 정부도 사립대학도 일부 책임이 있다. 매칭을 통해 구조조정기금을 만들어 각 대학들이 교직원을 줄일 기회를 마련했으면 한다.”

-차기 정권의 교육철학과 대학 및 입시정책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
“최근 교육부 폐지론, 서울대 폐지론이 언급되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입시 위주의 교육 개편이 가져오는 사회 후폭풍이 너무 크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학부모들은 ‘내 아들딸이 좋은 대학 가는 데 유리한가 불리한가’에 따라 정책 평가가 나뉘기 마련이다. ‘가위 바위 보로 대학을 배정하면 가위 바위 보 잘 하는 사설학원이 생길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았나.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학벌중심사회를 극복하지 못하면 서울대를 폐지한들 해결이 되겠는가. 좋은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받는 사회적 혜택이 너무 크다. 차기 정부가 해야 할 것은 딱 하나, 교육세를 원래 목적대로 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원 처우와 교육여건 개선에 쓰겠다고 부과한 교육세를 제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 입사할 만한 인재들이 좋은 처우를 받고 교사가 돼야 교육현장도 바뀔 수 있다고 본다. 교원양성기관도 사법연수원처럼 장기연수를 통해 소명의식을 기르고 좋은 교수법을 훈련 받도록 해야지, 극도로 어려운 교원임용고시만 통과하면 교사가 될 수 있는 체계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 차인준 인제대 총장과 김석준 본지 발행인(왼쪽)이 환담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차인준 총장은…
1951년 출생.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2년 인제대 의대 조교수로 부임해 교학과장, 의예과장, 대학원장보, 기획실장, 교학부총장, 대학원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총장에 선출됐다. 대한약리학회장과 경남교육발전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사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부산울산경남제주지역 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대학 IMF 도전과 희망》《교육 코리아 30》《신토불이 항균제》《의학개론》등이 있다. 

<대담=김석준 본지 발행인 / 정리= 이연희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연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많이 본 기사
1
사상 초유 수능 연기…학생·고교·대학 ‘패닉’
2
교육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어떻게 되나
3
평의원회 의무화 환영 …의결권 없어 실효성은 우려
4
수도권 A사립대·법인 비리 만연…이사회 해체키로
5
[단독] 대학구조개혁평가 공청회 24일 개최
6
“하룻밤 자기는 좋지”…홍익대서도 단톡방 성희롱
7
지진으로 대학 피해 속출… 일부 대학 ‘휴강’
8
호남 에너지 산업 급부상…대학들 한전공대와 시너지 기대
9
'포항 지진' 수능 일주일 연기…대입 일정 미뤄진다(3보)
10
입학금 폐지, 새 활로 찾았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등록번호 : (주간)서울 다 - 05879(1988.08.31) | 회장 : 이인원 | 발행인 : 홍남석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이정환
대표전화 : 02)2223-5000 | 편집국 : 02)2223-5030 | 구독문의 : 02)2223-5050
대학 광고 : 02)2223-5050 | 기업 광고 : 02)2223-5042 | Fax : 02)2223-5004
주소 :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 9길 47 한신 IT타워 2차 14층 (가산동) ㈜한국대학신문
Copyright 1999-2011 ㈜한국대학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unn.net
Family sit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