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마우나 리조트 참사. 3년 전 악몽이 채 가시지 않았건만, 매년 2월마다 비보는 어김없이 들려왔다. 교육부 권고와 함께 대학 내에서, 술 없이 오리엔테이션을 여는 대학들이 늘어나 안전사고는 줄었다지만 과연 이것만이 능사일까.

엄혹한 수험생활을 끝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배움터’ 행사에 참여한 경북의 모 대학 신입생들을 태운 버스는 외부 행사장으로 향하다 버스 전복 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했다. 사고 후 대학 측은 지난해 발생한 폭력 및 성폭력 사건 때문에 학생회에 학내에서 개최하자고 설득했으나 워낙 완강해 어쩔 수 없었다고 답했다.

신입생 OT는 분명 전통적으로 학생 자치의 일부분이었다. 캠퍼스 밖에서 재학생과 신입생이 어우러지고, 자유롭게 대학과 학과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대학본부도 학생회에 일임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대학은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이 같은 반복되는 사건사고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제대로 학생 지도 역할을 해내야 한다.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대학본부와 학생회가 책임을 떠넘기는 비교육적인 모습이 부각된다. 그렇다고 사건사고가 두려워 감시와 개입을 강화한다면 이 또한 학생자치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학생자치도 결국 교육 영역인 만큼 대학본부와 학생회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행사를 주최하는 재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예방교육을 받도록 지원하고,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진행해야 한다. 학생사회도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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