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과연봉제는 악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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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성과연봉제는 절대적으로 악용된다."

성과연봉제가 악법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대학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성과연봉제란 기존 호봉제처럼 연차가 쌓일수록 임금이 올라가는 것과 달리 해마다 노동자의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는 제도다. 박근혜 정부 들어 공공개혁 분야 핵심과제로서 성과연봉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 사립대에서도 성과연봉제가 확산되고 있다.

효과와 파급력 등 현재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쟁점들을 떠나 대학가에서는 성과연봉제가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성과 지표'다. 성과를 판단하는 총장이나 재단 측에 유리한 주관적 지표가 들어갈 경우 실제 성과에 의한 평가가 아닌, 총장과 재단에 충성하는 교수에게만 유리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사학에 대한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대학 현실상, 학교에 비판적인 교수들을 입막음하고 길들이기 위해 성과연봉제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일부 대학에서는 학교, 학과 기여도와 같은 주관식 평가 외에도 객관적 평가 항목에 '총장 점수'를 설정해 총장이 자기 몫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도록 하는 대학도 있다. 동남권 한 대학은 평가 지표에 '발전기금' 항목을 넣어 발전기금을 얼마나 냈느냐로 교수의 성과를 판단하고 있다.

평가 항목을 구성하는 위원회도 현재와 같은 지배구조 아래에서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설령 법적 투쟁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거대한 자본금을 등에 업은 학교와 교수 개인이 법적 투쟁을 벌이는 것은 달걀로 바위치기인 격이다.

부당한 평가를 바로잡고 견제를 해야 할 시스템은 현재 국내 사학에서 미진하다. 교수노조는 법외노조로서 합법성을 인정받지 못한 상태고 대학의 평의원회도 법적 기구가 아니다. 심지어 평의원회 구성 권한도 학교 측에 있다. 

그동안 교수들은 철밥통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실에 안주해 연구와 교육의 역량이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성과연봉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본래 취지에 맞게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고려해봐야 한다. 교수들의 능률을 높이고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립대 지배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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