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석 (광운대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과정, 전 KFPP 기금사업본부장)

 대학가가 새학기를 맞았다.
51만여 명의 대학 신입생과 학부모는 합격의 기쁨도 잠시일뿐 40.5%인 20만여 명의 신입생과 더불어 그보다 더 많은 재학생이 이번 학기에는 어디서 생활해야할 지 또 다시 치열한 경쟁과 고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전체 대학생 200만여 명의 20.1%인 40만여 명만이 기숙사 입사의 행운(?)을 얻는다. 어렵사리 기숙사에 들어가더라도 경제적 부담 수준은 등록금과 비교해 결코 적지 않다.

2016년 4월 기준 사립대학 기숙사비는 2인실 기준 1인당 평균 월 20만5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대학이 안고 있는 대학생 주거 문제의 실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지역별 기숙사비는 수도권 25만5000원, 광역권 17만2000원, 지방권 17만9000원으로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전체 학생 수에 비해 낮은 기숙사 수용률을 근본적 원인으로 볼 수 있는데, 기숙사 수용률은 지방 권 27.9%, 광역 권 16.0%, 수도권 14.8%이며, 특히 서울지역의 기숙사 수용률은 10.8%로 전국 17개 지자체중 최하위 수준이다.

수도권 지역의 기숙사비가 높은 원인은 외부 민간자본을 유치한 기숙사가 수도권에 많기 때문이다. 민자 방식 기숙사는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민자 기숙사, 에듀21 민자 기숙사, 행복공공기숙사, 행복연합기숙사로 민간자본과 공공기금의 지원 여부 등에 따라 사업구조와 운영방식은 달리하고 있으나 기숙사 건립 재원을 입사생의 기숙사비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16년 6월 기준으로 사립대학에 민자형 기숙사(민자기숙사 8개, 에듀21 민자기숙사 9개) 17개, 공공형 기숙사(행복공공기숙사 26개, 행복연합기숙사 3개) 29개 등 전국에 46개의 민자 방식 기숙사가 운영 또는 건립되고 있다. 민자 기숙사의 높은 기숙사비 문제 해소를 위해 2012년부터 주택도시기금과 사학진흥기금을 지원하고 있는 공공형 기숙사를 제외한 민자형 기숙사는 17개중 12개, 수용 규모 1만7818명중 80.1%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며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다. 학생이 부담하는 기숙사비도 수도권 민자형 기숙사비는 34만5000원(서울지역 38만3000원)으로서 수도권 평균 기숙사비보다 35.3% 비싸다.
민자기숙사는 2005년 1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 개정된 이후 사립대의 어려운 재정난과 부족한 기숙사 확충으로 대학생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대학에서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건립을 추진했다. 민자기숙사가 사립대학의 부족한 기숙사 확충에 일부 기여한 면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민자 유치에 따른 기숙사 건립은 높은 이자율과 과다한 수익 시설 유치와 운영의 불가피한 현실적 선택으로 그 비용 부담이 온전히 입사생에게 전가되는 구조이다.

필자가 수행한 2016년 6월 기준 수도권에서 운영 또는 건립이 추진 중인 민자 방식 기숙사 28개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기숙사비(2인실) 평균은 27만6000원(민자 36만3000원, 에듀21 33만2000원, 행복공공 22만1000원, 행복연합 24만6000원)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기숙사를 각 기숙사별 사업 구조와 운영 방식에 따라 30년간 운영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는 기숙사비 평균 43만1000원(민자 58만2000원, 에듀21 50만원, 행복공공 32만원, 행복연합 33만3000원), 사생실 면적당(㎡) 기숙사비 4만1200원(민자 5만5200원, 에듀21 4만7800원, 행복공공 3만3300원, 행복연합 3만1500원), 1인당 민간자본 원리금 상환 부담(월) 16만원(민자 30만8000원, 에듀21 12만원, 행복공공 10만원, 행복연합 11만원)이었으며, 1인당 운영차액(기말자금)은 월 9만2000원(민자 10만3000원, 에듀21 17만3000원, 행복공공 5만4000원, 행복연합 3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생실 전용 면적(㎡)당 월 주거비는 대학가의 유사 주거시설인 원룸(19㎡형) 2만8500원, 고시원(14㎡형) 3만원, 공동주택(APT) 전용 84㎡형 2만2900원, 전용 59㎡형 2만9200원보다 최고 2.4배 가량 높았다. 이를 전용면적 59㎡형 아파트로 가정한 전세 보증금은 민자기숙사 7억8000만원, 에듀21 민자기숙사 6억8000만원, 행복공공기숙사 4억3000만원, 행복연합기숙사 4억5000만원으로 2016년. 12월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 4억2000만원보다 모두 높았다.

사립대학의 민자방식 기숙사는 입사생 기숙사비를 재원으로 월평균 1인당 16만원 수준의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다. 대학이 자체 예산이나 재정을 투입하여 건립한 재정기숙사로 운영한다면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민자방식 기숙사 4가지 유형 모두 16만6000원~19만7000원 수준으로 기숙사비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궈온 사회적 이슈중 하나가 ‘복지’라는 어젠다이다. 기숙사를 대학생 주거 복지 차원에서 특히, 지방이나 타 지역 출신 학생이 전체의 40.5%에 이르는 현실에서 대학생 주거 복지 개선을 위한 기숙사 확충은 지속적으로 우리 대학 사회를 달구는 이슈가 될 것이다.
공공재라는 작은 생각의 변화가 대학생 주거 복지를 한 단계 앞당기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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