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추천 2배, 학생부 전형 5배 확대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고려대(총장 염재호)는 학생선발 업무를 담당하는 기존의 입학처 명칭을 2017년 3월부터 ‘인재발굴처’로 변경, 운영에 들어갔다. 국내 대학에서 입시업무를 담당하는 부서 명칭에 ‘입학’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고려대가 처음이다.

14일 고려대에 따르면 고려대는 미래 세대의 주역이 될 신입학생들을 선발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원석’들을 찾아내기 위해 기존의 수동적인 입시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으로 학생들을 찾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고려대는 지난 1년 간 인재발굴위원회를 발족, 운영하며 21세기 4차 산업혁명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발굴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들을 나눠왔다. 이를 통해 기존의 암기위주의 교육방식에 길들여진 인재가 아닌 문제해결형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아내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교육기관으로서 고등학교들을 비롯해 사회와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인재발굴처로 명칭을 변경하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학교추천(고교추천)전형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2017학년도 입시에서 학교장추천전형으로 635명을 선발한 것에 비해 2018학년도 입시에서는 학교추천(고교추천)Ⅰ․Ⅱ를 통해 1500명 선발할 예정이다. 이것은 일선 교육현장의 추천권을 존중한다는 것으로 교권 강화는 물론 고교-대학 간 신뢰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일부 고교의 쏠림현상이 아닌 고교 다양성 및 지역 안배의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고려대는 각 고교별로 3학년 재적 인원의 4%까지 추천을 가능케하여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밖에도 고려대는 기존의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정시전형을 축소하며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는 등 입시전형에서의 차별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2017학년도 선발인원의 15.8%에 해당했던 것에서 2018학년도에는 75.2%로 5배 가까이 대폭 확대해 약 2600여 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이것은 1회성 시험(수능, 논술)으로 대학 입시의 당락이 좌우되게 하지 않고 3년 간 고교 생활을 기반으로 한명의 학생이 성장해온 과정과 성취를 총체적으로 고려해 잠재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또한 모든 전형에서 면접을 통해 학생들의 성적뿐만 아니라 잠재력까지 심도 있게 파악할 예정이다. 기존의 제시문 기반 심층면접에 학교생활기록부를 기반으로 하는 보다 밀도감 있는 개인 맞춤형 면접을 추가 실시해 고교 생활(학생부 기재 내용)이 학생의 성장 과정에 준 의미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보다 면접 시간도 대폭 확대되고 비중도 늘어날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미래 세계를 이끌 수 있는 고려대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들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선발 인력도 대폭 확충한다. 입학사정관 인원도 기존의 17명의 전임 입학사정관 규모를 2배 이상 확대 개편해 평가를 함에 있어 내실화를 추구할 예정이다.

더불어 인재발굴처는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 면접 안내 영상 제작 등을 통해 학생들이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고교 방문 확대를 통해 적극적인 입시·진로진학 정보를 제공하고 개별 고교의 교육환경 자료들을 수집하며 교사 간담회 및 교사 연수를 확대하는 등 일선 고교와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며 찾아가는 입시를 펼칠 계획이다.

양찬우 인재발굴처장은 “인재발굴처로의 명칭 변경은 ‘만들어진 인재’를 선발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기주도적으로 성장해 갈 수 있는 잠재력 있는 학생(원석)을 찾아 고려대의 교육 목표에 따라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할 것이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재발굴처 변화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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