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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점거농성 끝났지만 갈등만 일파만파(종합)교수·직원 "점거해제는 정당한 조치 vs 학생 "폭력적 진압"성토
이재 기자  |  jael2658@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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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9  22: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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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13일 유용태 서울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차례 말을 멈추고 한숨을 쉬었다. 참담하다고 했다. 11일 현장에 있었던 박배균 서울대 교수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없이 고성이 오가는 대학본부(행정관)를 쳐다보고 있었다. 최근 유례없이 길었던 153일간의 서울대 점거농성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상처는 여전히 서울대를 뒤덮고 있다.

11일 오전 6시 30분경 서울대가 행정부서 입주를 추진한다며 직원 400여 명을 모아 학생들이 점거하고 있는 행정관으로 진입하면서 12시간에 걸친 갈등이 시작됐다. 서울대 측은 이미 행정관에 행정부서 입주를 통보한 바 있고 소화전을 학생들을 노리고 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학생들은 사실상 점거 중인 행정관을 폭력을 동원해 침탈한 것이라며 직원들의 폭력 앞에 일부 학생이 4층에 고립되기도 했다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학생이 먼저 소화기를 이용해 문을 부수고 분말을 뿌렸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들 역시 소화전을 이용해 물을 쐈다.

결과적으로 서울대는 행정부서 입주에 성공했고, 153일간 점거를 이어온 학생들은 점거해제를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10일부터 서울대의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해온 장기 농성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점거해제를 선언하는 학생들을 둘러싸고 직원들이 야유를 보내면서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을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문제는 이후다. 11일 서울대 점거농성 해제 소식이 전해진 직후 12일 서울대학보 ‘대학신문’이 65년만에 1면을 백지발행했다. 여러 갈등이 증폭된 결과지만 직접적인 계기 중 하나는 시흥캠퍼스 관련 보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와 서울대 학보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학신문 주간교수가 학생총회와 학생들의 행정관 점거기사에 대한 비중을 줄이라고 요구했고 이를 포함한 편집권 침해가 수개월간 지속됐다는 것이다.

이어 13일에는 서울대 직원들의 입장을 담은 성명이 공개됐다 서울대노조는 이날 ‘직원 대상 서신’을 보내 “행정관 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직원들을 용역깡패에 비유하며 조롱했던 것은 우리들의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줬다”고 화살을 돌렸다. 이어 “진입 과정 중에 발생한 사소한 상처나 증상이라도 사진 등 증거자료를 남겨놓으라”며 “헌신에 필요한 대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학교 측과 협의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노조는 또 “다시는 우리의 일터가 학생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아야 하며 학내 구성원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15일에는 서울대 단과대학장단이 ‘서울대 구성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작성해 전달했다. 이들은 “11일 본부 행정관 업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이사를 하려고 한 것은 정당한 업무집행이며 오랫동안 행정관을 불법 점거하고 있던 학생들이 이를 막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이사 방침을 알린 상황에서 문을 막고 방해한 학생들을 퇴거시킨 것은 불가피”했다며 “학생들이 교수와 직원들에게 몇 분 간격으로 소화기 2대를 직접 분사해 위해를 가한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 이를 막기 위해 소화전의 물을 뿌린 것은 불법적 진입 시도에 대한 방어 차원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조와 학장단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납득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본부 점거해제 직후인 13일 오후 5시 학생 약 1500명은 행정관 앞에서 대학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학내를 행진하기도 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집회를 열 것이라며 4월 4일 학생총회를 열어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4일 총회에선 강경한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11일 이전까지는 점거에 반대하는 여론도 많았지만 서울대의 점거해제 시도가 오히려 이를 전복시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서울대를 둘러싼 여론도 급속도로 악화됐다. 각 대학 총학생회 등 학생단체들은 11일 이후부터 연속적으로 서울대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회 각 정당들 역시 11일 이후 서울대의 시흥캠퍼스 건립 현황을 체크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4일 서울대를 직접 찾아 학생들을 격려하고 서울대를 규탄하기도 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16일 재학생 5000명의 서명을 받아 성낙인 총장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뇌관은 학생징계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도 서울대는 한 차례 주도적으로 점거에 참여한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학생을 비롯해 교내외의 격렬한 비판과 반대에 부딪혀 철회됐지만 어떤 식으로든 점거해제 뒤 학생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울대 직원과 교수들 사이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 이준호 학생처장은 “당장 징계를 논의할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징계를 운운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그에 대한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10일 서울대가 시흥캠퍼스 건립을 위한 실시협약을 전격적으로 체결한 것을 비판하며 행정관 점거에 나선 바 있다.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건립은 서울대 학벌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 조장이라며 반대했다. 서울대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시흥캠퍼스를 조성하고 연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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