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진입 어렵고 중소규모 대학 역차별 주장도

[한국대학신문 대학팀] 총 사업비 2163억원의 대형 국책사업인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LINC+)사업' 산학협력 고도화형 1차 평가가 발표된 가운데 통과가 예상됐던 수도권 대형 대학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2단계 1차 서면평가를 통과한 대학은 78개교다. 당초 130여 개 대학이 신청해 1단계 정량평가를 모두 통과한 데 비해 2단계 1차에서는 약 40%를 거른 셈이다.

1차를 통과한 대학들은 지난 16일 한국연구재단에서 대면평가 순서 추첨을 마쳤다. 대면평가는 오는 22일부터 24일 사이 모처에서 진행된다. 2차 대면평가에서는 권역별로 10개교 내외씩 총 50개 대학을 선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탈락한 대학들 중 5개교 내외로 전국단위 경쟁을 통해 추가 선정될 수 있다.

■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등 대형대학 탈락 ‘이변’ = 본지가 전국 대학 대상으로 전수조사 한 결과 대면평가를 받는 대학은 권역별로 수도권 16개교, 동남권 16개교, 강원/대경권 16개교, 호남/제주권 14개교, 충청권 16개교다.

특히 이번 1차 평가 결과, 통과가 예상됐던 대형대학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셔 주목받았다.

기존 LINC사업 참가 대학이었던 서강대의 탈락이 가장 큰 이변으로 꼽힌다. 서강대는 지난 4년차 연차평가에서 기술혁신형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신규 진입을 노리던 서울대도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두 대학 모두 제2 캠퍼스 관련, 학내 분규를 겪은 대학들이다.

연세대와 중앙대, 포스텍, 인하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 굵직굵직한 대학들도 탈락의 쓴잔을 들었다. 특히 기존에 LINC사업을 실시하던 대학들이 '기존 틀을 흔든다'고 우려했던 대형 대학인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대학에서는 고려대만 통과하고 서울대와 연세대는 탈락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신규 선정을 노리며 대학들이 대거 참가 신청서를 던졌지만 진입의 벽은 높았다는 분석이다. 총 33개교가 지원한 수도권만 봐도 신규 신청 대학 19개교 중 1차를 통과한 대학은 5개교에 불과했다.

신규 진입을 시도하다 탈락한 한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준비를 많이 했는데 아쉽다"며 "아무래도 기존에 이 사업을 해왔던 대학들의 5년 노하우를 따라잡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LINC+ 사업 기본계획 발표 당시 장밋빛 전망이 나왔던 여대 역시 아쉬움을 삼켰다. 산학협력 분야를 인문사회와 문화 예술 콘텐츠, 서비스 등 비공학계열까지 확대했기 때문에 기대감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대 4개교'까지 예상했던 여대에서는 서울여대만이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A여대 관계자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통과 가능성이 낮아 지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B여대 산학협력단장은 "학교에서 기대도 많이 했고 보고서를 잘 써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탈락해 초상집 분위기"라면서 "사업 선정과 관계없이 보고서에 기록한 내용들을 실제로 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치열했던 수도권, 중소대학 "역차별 아니냐" = 총 33개교가 경쟁한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16개교가 2차 대면평가 초청장을 받았다. 반면 중소규모 대학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번 1차 평가에서 수도권 대학은 총 33개교가 지원했으며 이 중 16개교가 선정돼 2.0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7개교 중 1개 대학만 탈락한 동남권과 18개교 중 2개 대학만 탈락한 강원/대경권, 신청한 14개교가 모두 선정된 호남/제주권에 비해 치열한 경쟁률을 나타낸 것이다. 신청대학이 많아 지역권역 중에서도 경쟁률이 높았던 충청권도 21개교가 지원해 16개교가 선정됨에 따라 1.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2대 1을 넘지는 않았다.

치열한 경쟁률과 함께 수도권 대형 대학과 묶여 평가를 받아야 했던 중소규모 대학들은 이중고를 겪는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C대 관계자는 "대형대학들은 유리해서 선정되고 지방대는 지방대라 혜택을 받는 상황"이라며 "국책사업이 항상 그렇다. 수도권에 있는 중소규모 대학만 죽어나는 꼴"이라고 한탄했다.

한편 국공립대에서는 신청대학 27개교 중 경남과기대, 서울대, 인천대, 한경대 등 4개교가 탈락했다. 중복 우려가 제기됐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프라임)사업 선정 대학들에서는 총 21개 대학 중 대부분이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 상명대 천안캠퍼스, 숙명여대, 이화여대 3개교가 2차 평가 초청을 받지 못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