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토론회 …학교체육전담기구도 필요 주장

▲ 김승겸 삼성고 교감(前 교육부 연구관)이 지난 16일 열린 토론회에서 학생선수의 최저학력제 실효적 실시를 위한 방안에 대해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구무서 기자)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학생선수 최저학력제가 시행됐다면 정유라같은 괴물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학생선수 최저학력제 실효적 실시를 위한 토론회'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선수에게도 공부를 가르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출석 없이 운동만 해서 졸업하던 관행을 뿌리뽑고 운동하는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운동 외에 진로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최저학력제 도입을 위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발제를 맡은 김승겸 삼성고 교감은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주인공 강백호가 농구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공부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외국에서는 운동부 최저학력제 제도를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야구의 경우 대학 선수 중 15%만이 프로로 진출하고 그 중에서도 1군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극소수이기 때문에 정책 차원에서 학력 증진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학력 도입을 위한 실효적 방안으로 김승겸 교감은 △상급학교 진학 시 최저학력 반영 △강력한 출전 제한 △체육전담 거버넌스 설립 등을 꼽았다.

토론자들은 전반적인 취지와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세부 사항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특히 상급학교 진학 시 최저학력 반영은 필요하긴 하지만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웅용 한체대 교수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면서도 "현재 승리자가 다 가져가는 사회에서 학생에게 학업과 운동을 다 잘하라고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최저학력 도입은 찬성하지만 순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웅용 교수는 "그동안 학생 선수의 학업 관리를 등한시했던 어른들이 먼저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그 후에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에서 실제적인 기준을 만드는 것에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승호 국민대 교수는 "상급학교에 입학할 때 최저학력제를 실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형식적인 학력제 기준이 아니라 실제적 기준이 좀 더 공고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학력 미달 선수 출전 제한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대학에서는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 이번 2017학년도 1학기부터 직전 학기 평점 평균 C 이하인 선수는 협의회 주관 경기 출전을 금지시킨 바 있다. 김승겸 교감은 "법제화를 통해서 최저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 선수의 출전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화체육관광부 최진 체육진흥과장은 "최저학력 등의 기준으로 선수들의 경기출전을 제한하는 것은 권익침해가 아닐까, 재고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토론자들은 확고한 원칙을 세워 이제는 최저학력제 도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학교체육을 전담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승호 교수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학교체육을 점담하는 기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체육을 주도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전담 기구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나온 내용은 이미 오랫동안 논의됐던 이야기들"이라며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더 이상 유예할 수 없다. 학교체육 전담 거버넌스 설치 문제에 대해 오는 23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때 교육부 장관에게 답을 듣겠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 김석권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은 "학년이 올라가수록 운동 중도탈락율이 높아지는데 실효적 방안을 도입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면서 "거버넌스 문제는 수정해야 할 부분이 조금 있어 시간이 지체되고 있으나 3월 내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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