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대학생 창업기업 방문해 간담회

▲ 이준식 부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22일 가산디지털단지 대학생창업기업 뱁션 사무실을 방문해 대학(원)생 창업기업 대표들을 만나 대학발 창업붐 조성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창업은 어려운 과정 속에서 성공은 보장되지 않고 실패가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이다. 학교에서 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했을 경우 입게 될 손해가 줄어들 수 있고 하나의 경험이 될 수 있다. 창업에 대한 부담을 덜고 또 시작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생각해, 직접 창업을 해본 여러분을 뵙자고 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학생 창업기업 ㈜뱁션을 방문하고 대학(원)생 기업 대표들과 대화를 나눴다. 대표들은 창업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정부 정책이 집중해야 할 행ㆍ재정적 지원 방안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중국은 칭화대 앞이 벤처타운이고, 창업하러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창업이 활성화되고 노하우도 축적된다”면서 “그러나 창업이 제대로 활성화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해 창업을 선도해나가는 것은 사실 크게 지속가능하지 않고 정책적 실효성도 떨어진다. 결국, 창업 문화를 조성하고 자발적인 창업 의지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부생으로서 대학생들 MT 장소 등을 매칭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식회사로 업그레이드 한 OWO의 이민정 대표는 보다 체감할 수 있는 창업지원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민정 대표는 “4학년 시작할 때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컴퓨터공학과 경영학 전공을 병행하다 보니 남은 학점이 상당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고, 창업 휴학이나 공모전에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실패해도 돌아올 데가 있다는 점, 창업휴학 2년간 열심히 창업에 매진하더라도 결국 대학을 졸업하러 돌아가야 하는 상황은 도리어 배수진을 치고 몰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창업동아리로 시작해 실제 사업자등록을 한 뒤부터는 대학에서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최승복 교육부 취창업교육지원과장은 “지난해까지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서 휴학자나 이미 창업한 학생은 지원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올해 시작되는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LINC+)사업에서는 시제품 제작이나 창업기업 운영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해소하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서울대 대학원 박사학위 과정 중 자막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개발한 뱁션 서영화 대표는 “기술창업은 특히 초기 마케팅 자금이 억 단위로 필요하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검증되지 않은 청년들임에도 3억원을 지원해주었을 때 큰 도움이 됐다. 창업지원 예산을 여러 군데 분산시키기 보다는 전문가 집단에 집중한다면 대학원생 기술창업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 기술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인프라와 멘토를 지원 연계하고 마케터에게 자신감을 고양하는 방향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IOT기반 다목적 테이블을 개발, 창업한 뒤 한양대 대학원 창업융합학과에 진학한 (주)쿠드 인터랙티브의 김성은 대표는 “기술창업을 한다고 해도, 기술자들은 창업기업의 임금이 적다는 점 때문에 창업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창업 초기단계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반면 2008년 벤처창업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해 4번째로 창업했다는 (주)수학코치 배병윤 대표는 “자금 지원은 필요하지만, 정부 지원을 받아 인력을 충원하고 운영하는 것은 본질적인 기업가정신과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면서 “대학이나 지자체에서 사무실 등 보금자리나 초기 교통비 또는 식대 등 고정비를 지원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을 키우는 취지에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올해 160억원 규모로 신설되는 대학창업펀드를 통해 초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배병윤 대표는 서울대 내에서 과거 창업을 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근로장학생 제도를 대학생 창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배 대표는 “학생과 기업을 매칭하는 근로장학생 제도는 취업에 초점을 맞추고 벤처기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 학생들의 진로 시야를 좁히는 것 같다. 이를 변화시켜보는 것도 좋은 시도”라고 말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이에 공감하며 대학생 근로장학생 제도 프로그램이나 벤처기업에 현장실습을 연계하는 제도를 구상, 추진해보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교육부는 오는 27일 창업활성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안건으로 확정할 예정인 ‘대학발 창업 활성화 방안’에 이번 현장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