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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는 구직난, 인공지능은 구인난
김정현 기자  |  ddobagi@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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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6  21: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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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도 사회수요 미스매치…“R&D 패러다임 전환을”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갈 곳 없는 사람은 많은데 필요한 사람은 없다. 과학계 얘기다. 자연계는 구직이, 공학계는 구인이 어렵다.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치’다. 구직난이 가장 심각한 분야로 바이오(생명과학) 쪽이, 구인난은 인공지능(AI)이 꼽힌다.

바이오 분야 구직난은 고질적이다. 이 분야 학부 졸업생들의 일자리 질은 이공계 중 최악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3년 내놓은 4년제 대학 이공계 학과별 노동시장 분석에 따르면 생물학 학부 졸업생 월평균 임금은 164만6000원에 그쳐 다른 분야를 밑돌았다. 또 통계청 2014년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근로조건(28%)과 전공·경력(22%)이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이  때문에 좋은 일자리로 꼽는 교수 등 연구책임자를 지망하거나 기업,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에 가고자 대학원에 진학하나, 여의치 않다. 익명을 요청한 대학 연구원은 "본래 2년에 그치던 박사후연구원도 요즘은 7~8년까지 늘어나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배출인력과 실업률도 동반 상승세다. 공급이 늘어난 만큼 일을 하지 않은 인구도 늘어난 셈이다. 실제 2014년 자연계 배출인력 178만명 가운데 생물·화학·환경 분야 비율은 31%다. 2010년(29%)부터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비경제활동 인구 비율은 자연과학(34%)이 공학(20.7%)보다 높다. 생명과학(42.3%)은 가정관리학(56.9%)에 이어 2위다.

AI 등 정보통신 쪽은 정반대다. 지난 3월 인공지능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떠오르며 찾는 곳은 늘었다. 대기업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삼성과 포스코 등이 경기도 판교에 AI 계열사를 새로 세웠다. 몰아주기 논란이 생길 정도다. 대기업 7곳이 30억원씩 출자해 지난해 10월 세운 지능정보기술연구원에 정부가 750억원을 지원하려다 비판여론에 밀려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연구원은 작년 6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에 나섰지만 신통치 못하다. 연구원 관계자는 “연말까지 채용을 계획한 인력의 반도 못 채웠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한 기업 관계자도 “수시·정시로 채용을 하고 있는데 여의치 않다. 모든 AI 기업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미스매치의 원인으로 단기처방식 연구개발 지원정책이 꼽힌다. 생명과학은 2000년대 초반 줄기세포 붐 등 미래 먹거리사업의 대표주자로 꼽혔다. 정부가 기초과학을 강조하며 투자를 늘린 것은 좋았다. 2013년 국가과학기술정보서비스 분석결과를 보면 이공계 분야가 25억원 수준에 머무를 때 보건·의료는 45억원을, 생명과학은 35억원을 넘겼다.

문제는 출연연 등 연구기관이 응용기술에 집중하면서 투자금이 대학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자연히 순수 생명과학 전공자 수는 급증했으나, 이를 수용할 기관의 수요는 공급을 쫓지 못했다. 최근 어렵게 일자리를 잡은 서울대 박사후연구원 김 모씨는 "취직이 안 되면 유학을 가버려 문제가 생각보다 부각되지 않는다. 미국에선 미국인보다 한국, 중국, 인도인이 더 많다"며 "중국에서는 이런 인력을 교수로 데려오려고 투자하나, 한국은 관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AI 학계에선 지난 10년을 "AI 암흑의 10년"이라 표현한다. 학계에 따르면 인공지능 분야에서 배출되는 국내 박사 수는 매년 30명 규모다. 1990년대 AI연구가 정체되면서 선진국마저 지원을 줄인 게 원인이다. 실제 한국학술정보원 자료를 보면 2014년 정보통신 공학 분야 대학 입학생수가 10년새 1만명 줄었다. 이공계 전공 중 가장 많이 줄었다.

그나마 최근 늘어난 정부지원에 숨통이 트였다는 분위기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익명을 요청한 AI 업계 인사담당자는 "물론 현재와 같은 정부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논의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3년에서 5년 뒤에도 이 같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AI 및 소프트웨어(SW)는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AI 비전공자가 느려도 5년이면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으로 바뀔 수 있다. 학생들이 취업 잘 된다고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연구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한다. 박기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양적 양성 위주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교수들도 무조건 기초연구비만 늘려야 한다고 하는데 상황을 되레 악화시킬 수 있다. 신진인력에 대한 배려 정책도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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