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최대 11억 손실에도 주식 매각 계획 아직 없어

[한국대학신문 김정현‧주현지 기자]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것과 관련 이에 투자한 6개 대학은 이를 관망하는 모양새다. 이 대학들은 당초 TV조선의 주식 평가액이 하락하면서 손해를 입었음에도,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있다.

종편이 개국할 당시 TV조선에 투자한 대학은 6개다. 대학교육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수원대(50억원, 100만주) △동서대(10억원, 20만주) △우송대(7억원, 14만주) △세종대(3억원, 6만주) △이화여대(2억원, 4만주) △한양대(2억원, 4만주)다. 수원대는 종편 4사에 투자한 대학 중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종편 4사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16개 대학, 총 144억이 종편에 투자됐다.

이들 대학은 TV조선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수원대를 제외한 5개 대학은 투자금 회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당장 투자금을 빼면 매매손실이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학들은 또 종편이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주식이라 손익을 특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이므로 즉시 회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원대는 앞서 주식 처분의사를 밝혔으나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수원대 이사회는 2011년 회의에서 순차적으로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문행 수원대 홍보실장은 “대학은 공익기관이라 공익성을 최우선으로 담보해야 하는 언론사에 투자한 것이다. (투자 당시) 조선일보가 가장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TV조선에 투자한 것”이라며 “이사회에서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2013년 10월 교육부에 순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을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실제 처분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학 2015년 결산서를 보면 수원대 학교법인 고운학원은 여전히 10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측은 2018년 10월 전량 매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의 종편 투자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무리한 투자였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이 수익사업에 투자할 때는 공적인 돈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사립대 재정 상태가 열악한 상황에서 손실이 적은 곳에 투자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종합편성채널 3개사(TV조선‧채널A‧JTBC)에 대한 정기 재승인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방통위는 TV조선이 재승인 합격선인 650점에 못 미친 625점을 받았지만 3년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했다. 채널A는 661점, JTBC는 731점을 받았다. 다른 종합편성채널인 MBN은 승인 시점이 달라 오는 11월 재승인 심사를 받는다.

TV조선은 6개월 단위로 방통위로부터 이행실적 점검을 받으며, 이행사항을 위반할 시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 만약 재점검 때도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업무정지를 받고, 재차 위반 시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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