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이 만성화되는 원리 처음 규명
B형간염이 만성화되는 원리 처음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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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원인 중 70% 달해…건국대 김균환 교수 연구팀 성과
▲ 좌측부터 김균환 건국대 교수와 공동1저자인 박은숙 건국대 연구교수, 박용광 건국대 박사(의학전문대학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간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인 B형 간염이 만성화되는 원인이 규명됐다. 한국연구재단은 29일 김균환 건국대 교수(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은 김광표 경희대 교수(응용화학) 연구팀과 함께 B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HBV)가 인간의 면역 체계를 피해 만성간염을 일으키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만성 B형간염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B형간염은 간암으로 향하는 핵심 길목이다. 대한간학회 2013년 백서에 따르면 국내 간암 환자 72.3%가 B형 간염을 앓고 있었다. B형 간염은 HBV가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간염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20억명이 감염돼 있으며 이중 매년 약 3억5000만명이 간경화와 간암에 걸린다. 감염경로는 수혈, 산모-태아 간 수직감염이 대부분이다. 질병관리본부에 신고된 2014년 국내 B형간염 발생 95%(3912명)가 산모다.

특히 산모가 B형간염에 걸려있을 때 태아에게 전염되는 수직 감염의 경우 90%가 만성 감염으로 발전한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B형간염 주산기 감염 예방사업을 통해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감염된 산모로부터 태어난 신생아 11만4186명 중 3.2%(2094명)이 여전히 간 표면에 B형간염 항원을 갖고 있었다. 이는 예방접종을 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임신 후반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수행하고 적절한 약물을 연구, 개발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 B형 간염바이러스(HBV)의 선천성 면역회피 기전. HBV의 HBx 단백질이 항바이러스 단백질 TRIM22의 발현을 막는다. 이는 신체가 HBV를 이길 수 없도록 만들어 만성B형간염을 일으킨다.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HBV를 포함한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감염 시 자신의 DNA를 숙주 세포(간세포) 핵에 삽입한다. 이 바이러스 유전자가 숙주의 물질을 이용, 필요한 물질을 만들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종국에는 바이러스를 많이 만들어 숙주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신체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이런 신체와 바이러스의 전투가 곧 염증이다.

면역 반응은 신체가 바이러스, 세균이 감염된 것을 확인하면서 시작된다. 대식세포가 항원(침입한 물질의 표면 조각 등 단백질)을 포착하면, B세포 등의 면역세포가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는 물질을 분비한다. 사이토카인은 숙주세포의 표면에 붙어 감염된 세포가 항바이러스 물질을 만들게 한다.

HBV가 감염된 세포의 경우 항바이러스 물질로 TRIM22라는 단백질을 만든다. 이 단백질은 숙주 세포에 삽입된 바이러스 유전자가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을 막는다. 제대로 작동된다면 바이러스가 늘어나 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차단하고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연구팀은 HBV 유전자가 만드는 HBx 단백질이 신체의 면역 효과를 억제한다는 것을 처음 밝혔다. HBx가 숙주세포의 유전자에 침투해 TRIM22 단백질의 발현을 막는다. 그 결과 면역 반응이 일어나도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게 된다. 살아남은 HBV는 불리한 환경이 되면 간세포에 숨어있게 된다. 이후 술, 담배 또는 스트레스 등으로 컨디션이 악화되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간염이 만성화되는 것이다.

연구 성과는 인접 분야의 협업이 결정적이었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은 경희대 응용화학 연구팀의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기존에는 알 수 없었던 이 기전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인터페론을 처리해도 간염에 효과가 없자 단백질의 동정과 특성을 연구하는 프로테옴 기법을 활용해 문제의 단백질을 찾아내고 TRIM22가 감소함을 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B형간염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균환 건국대 교수는 “향후 항바이러스 단백질들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완전한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 논문은 의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거트(Gut)지에 3월 24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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