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대학교육의 방향성 제언

[한국대학신문 특별취재팀]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과 대학교육 혁신방안’이라는 주제로 지정토론에서 발언했다.

장 총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산업계 전반에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대학에도 동일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 총장은 “무인 자동차의 등장과 인공위성 개발 등으로 생각지도 못하는 기술 분야가 튀어나와 시장을 지배한다. 대학도 이와 같다. 어디선가 우리 대학교육을 대체할 파괴자가 준비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에 대비가 필요하다. 대학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했다 한들 완성하는 데 7~8년은 걸린다. 그 기간이 지난 후에는 또 새롭게 대학발전을 위해 다른 것 해야 하는데 못하니까 난항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우버택시의 등장과 인도의 인공위성 개발 추진 등을 실례로 들었다. 장 총장은 “런던의 택시기사는 6만개 이상의 거리를 외우고 있어야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고 한다. 평균 12번정도 시험에 응시해야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택시기사들의 자부심도 높다. 그러던 것이 우버택시의 등장으로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 영화 〈그래비티〉보다 적은 개발비로 화성에 갈 수 있는 인공위성을 개발한 인도의 등장도 마찬가지다. 기존 우주개발은 나사가 독점했는데 이게 붕괴됐다. 관련 생태계 지도가 완전히 바뀌는 것으로,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대비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장 총장은 “대학은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해도 완성까지 약 7~8년이 소요된다. 구조조정을 다 했어도 기존의 제도로 입학한 학생들을 위한 학사제도는 그대로 유지해야 해서 안착기간이 길어진다. 그 사이에 또다시 트렌드가 변화하면 거기에 맞춰야 해서 결국 이도저도 하지 못한다. 구조적인 문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동서대는 아예 새로운 미래형 대학으로 발전하겠다는 선언을 최근에 했다. 태스크포스팀까지 만들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장 총장은 동서대가 조립형 대학을 표방한다고 밝혔다. 장 총장은 “고유 노하우라든지 교과과정은 독자적으로 만들어야겠지만 모든 교육 콘텐츠를 한 대학에서 다 할 필요는 없다. MOOC나 인근대학과의 교류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서대는 아시아 자매대학 50개와 연합해 아시아판 MOOC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동서대 관광학부 재학생이 인도네시아에 대해 공부하고 싶을 경우 인도네시아 자매대학 관광학부 교수의 MOOC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현재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수강 강좌 수를 늘려 조립형 대학(어셈블리 대학)을 만들 계획을 구상 중이다.

장 총장은 “각자 대학이 가진 노하우를 활용해 교과과정은 각자 만들되 완성은 다른 대학, 그리고 다른 산업체와 함께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대는 또 지난해 9월에 인근에 위치한 경성대와 연합대학을 구성해 수업과 시설, 노하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개성있는 포부도 밝혔다. 장 총장은 "우리는 희한한 대학이 되자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어떤 학교는 총장이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기도 하고 새벽에도 강의가 진행된다. 매달마다 학생들이 졸업을 하기도 한다. 이런 대학들을 벤치마킹해 우리 식의 ‘희한한 것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현장중심의 대학’을 언급했다. 동서대는 클라스 셀링(Class Selling)을 통해 수업을 기업체에 판매하고 있다. 그는 “예를 들면 후지제록스가 우리 대학의 수업을 사는 방식이다. 그 강좌에서는 우리 대학 재학생들이 후지제록스가 가진 고민을 한 학기동안 풀고자 노력한다. 회사도 기업 철학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산업체와 밀착된 수업을 많이 하고 있다. 자리를 잡으면 공식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총장은 “동서대의 도전의 이면에는 한국 고등교육계가 직면한 위기와 관련된 강한 생존의지가 담겨 있다. 전 산업화 시대를 향휴해 왔던 전통적인 대학에게 똑같이 던져지는 화두일 것이다. 대학이 미래사회에서도 여전히 의미 있는 사회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제도가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워낼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를 품고 수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은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면서도 그 변화에 대한 대응을 준비시켜줄 수 있는 교육기관이어야 한다. 학생들이 대학에 다니는 동안 관심분야를 탐구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아울러 대학에서의 다양한 학습경험을 바탕으로 하나 이상의 직업과 관련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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