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대학의 학사구조의 혁신'

[한국대학신문 특별취재팀] 강황선 건국대 교무처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대학의 학사구조 혁신을 강조했다. 단과대학과 학과로 칸막이 쳐진 대학의 학사구조를 대단과대학, 대학과 형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 강황선 건국대 교무처장
강황선 처장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4차 산업혁명을 전 세계적인 키워드로 부각시켰다. 다보스포럼에서 강조된 것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조직혁신이다. 낯설지 않은 주장이다. 직설적으로 말해 대학조직이야말로 조직혁신에 대해 정말 무관심했다. 대학조직은 과거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황선 처장의 지적처럼 국내 대학의 학사구조는 대학본부를 정점으로 학문별 단과대학이 조직돼 있고 그 아래 다시 전공별 학과가 분리돼 있는 구조다. 강황선 처장은 이 각각의 구조마다 사무실이 배정도 있고 직원과 조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황선 처장은 이를 ‘비효율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강황선 처장은 “무엇보다 학과가 이런식으로 2차 산어혁명 시대의 조직을 특성으로 갖고 있다면 좋게 표현하면 분업화, 전문화가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나쁘게 말하면 결국 칸막이 아닌가. 과거의 유물과 같은 조직이 대학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황선 처장은 이 구조가 학생의 요구와 관계 없이 오로지 가르치는 입장에 용이하게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강황선 처장은 “학과라는 게 누구를 위한 조직인가. 학생을 위한 조직은 아니다. 교수들이 십수년간 교수생활을 하면서 자기가 전공한 과거의 전공을 그대로 유지해서 하고 있는 것이다. 전공선택이나 전공필수를 정하고 그것만큼은 건드려선 안된다고 해 굳어진 구조다. 신입 교수가 들어오면 자기 과목은 건드리지 못하게 하고 다른 과목을 하라고 한다. 그게 학과로 굳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학정원을 학과별로 나눠주지 않나. 그래서 대학에서 학사구조를 개편하려고 하면, 입학정원을 개편하려고 하면 거의 전쟁이 일어난다. 그게 현재의 대학조직”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한 인사난맥도 지적했다. 강황선 처장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과거 건국대는 단과대학이 17개, 학과가 63개였다. 학장만 17명이다. 특수대학원장에 보직교수를 포함하면 교무위원회 한번 열면 40명의 교수가 모인다. 이들이 한 곳에 모여 교무위원회의를 한다. 지나친 낭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제안한 것은 대단위 단과대학 혹은 학과 구조다. 강황선 처장은 “선진대학들의 학사구조를 연구해보면 단과대학을 큰 단위로 만든다. 적어도 학부만큼은 대단위로 만든다. 그래서 한 단위에 교수를 15명~20명 혹은 그 이상 모이게 해 적극적으로 협엽하도록 하더라. 건국대 역시 이를 벤치마킹해 인문사회 6개 단과대학을 3~4개로 줄이고 있다. 건국대의 상징이었던 축산대도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학과만 개편한 게 아니다. 강황선 처장은 학생들의 전공선택 비율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황선 처장의 말에 따르면 영국 스탠포드대의 경우 한 학과 학생은 한 학문분야 전공을 30% 이상 들을 수 없게 했다. 다양한 전공을 듣도록 한 것이다. 강황선 처장은 “학생들을 칸막이처진 학과에 가둬놓고 교수가 원하는 과목을 가르치게 하는 것은 2차 산업혁명 시대에나 걸맞는 구조다. 지금 우리 대학들은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었다. 건국대는 단과대학은 줄이고 학과는 유지하되 대단위 선택권을 마련해주고자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교과목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보장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전공과목 비율도 낮출 것이다. 이와 달리 대학원 교육은 최대한 세분화된 전문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그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대학의 학사구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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