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17개교는 전국단위 평가로 넘어가…경쟁률 약 1.8 대 1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사업을 준비하던 지난 세 달간 마음고생, 몸고생 많았다. 야근은 물론 주말도 없었다. 좋은 결실로 이어져 기쁘다. 앞으로 잘 할 일만 남았다.”

지난 29일 전문대학 LINC+ 사회맞춤형학과 중점형 우선선정 대학 35개교가 발표됐다. 이들 대학은 그동안의 노력과 고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 앞으로 해야 될 일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건실한 협약 업체를 잡아라 = 역시 공업계열이 강했다. 선정 대학 대부분이 공업계열 중심의 대학들이었다. 보건계열 중심의 대학은 충북보건과학대학이 유일했다. 공업계열에 비해 취업 약정 등을 맺을 협약 업체 찾기가 어려운 인문사회보건계열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결국 협약 업체 발굴이 관건이었다. 사회맞춤형학과 중점형은 학생 선발부터 교육과정 개발, 운영, 약정취업까지 대학과 기업체가 긴밀히 협력해나가야 한다. 이런 사업의 특성상 평가위원들은 협약반에 속한 학과와 기업의 매칭이 얼마나 잘 됐는지, 기업은 얼마나 건실한지 등을 면밀히 살폈다.

지난 22일부터 3일간 열린 발표평가위원으로 참여한 한 전문대학 교수는 “협약 업체 선정이 정말 중요한 평가요소였다. 대면평가에서 건실성이 낮거나 인력파견 업체들과 협약을 맺은 대학은 불이익을 많이 받았다”며 “여러 대학이 중복으로 하나의 기업과 협약을 맺은 경우도 감점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이 사업 취지와 다르게 추진했을 경우에도 페널티를 가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국내 중소기업의 인력 수요·공급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이 사업이 시작됐다”며 “이 사업을 통해 학생들을 해외로 보내겠다는 대학들이 있었다. 평가위원 대다수가 이는 사업취지와 맞지 않다고 보고 감점을 했다”고 설명했다.

선정 대학들도 무엇보다 건실한 협약 업체 발굴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남우 울산과학대학 산학협력단장은 “협약 업체 발굴이 관건이었다. 산업기반의 수도라 불리는 울산에 위치한 만큼 대학 주변에 대기업 등 협약 업체가 굉장히 많았다”며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Oil, SK 등 대기업과 취업 약정을 맺었던 게 좋은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그러나 울산지역 경기가 어렵다. 이를 계기로 취업중심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백석문화대학은 인문사회계열의 불리함을 협약 업체 발굴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극복해냈다. 이 대학에는 현재 1416개의 가족회사가 있다. 이들을 △협약체결만 한 멤버십 가족회사 △인적교류·현장실습이 이뤄지는 VIP 가족회사 △취업까지 연결되는 퍼머넌트 가족회사 등 세 가지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교류가 활발한 VIP, 퍼너먼트 가족회사를 중심으로 사회맞춤형학과 중점형 사업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113개 가족회사 가운데 최종 56개를 선정했다.

송기신 백석문화대학 부총장은 “최종 선정을 할 때는 해당 기업의 건실성 부분에서 교육부의 평가 기준보다 더 높은 잣대를 들이댔다. 매출 등에서 우수한 업체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했던 게 한몫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정부의 서비스산업 육성 방침에 발맞춰 △기업지원 서비스·광고·마케팅·경호·보안 등 비즈니스 △문화관광 △ICT 등 서비스 산업 분야 위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적 한계, 다양한 전략으로 극복…비슷한 경험 있으면 ‘유리’ =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많은 지역적 한계를 지자체와의 연계, 유연한 모델 개발 등으로 풀어나간 대학들의 전략도 눈에 띄었다.

전북과학대학은 지자체와 손을 잡았다. 이현대 전북과학대학 학사운영처장은 “우리 대학은 중소도시에 위치했다. 주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많아 기업 발굴이 상당히 어렵다”며 “이 부분에서 지자체인 정읍시와 지역 상공회의소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정읍시 첨단산업과 직원들과 함께 지역 산업체를 방문하면서 어느 업체에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 파악했다. 지역 상공회의소를 통해서는 업체 현황 등을 공급 받았다,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림성심대학도 마찬가지다. 5인 미만 업체가 80% 이상인 강원도의 열악한 산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탄력적인 모델을 개발해 선정됐다.

김대극 한림성심대학 링크사업단장은 “한 과와 한 업체의 일대일 매칭이 어려웠다. 실제 춘천에 위치한 규모가 큰 업체에서도 많은 인원을 약정해주지 못하더라”며 “한림 엔대엔이라는 탄력적인 모형을 만들었다. 학과를 특화 산업체 군에 맞춰 융합, 연합할 수 있는 모델이다. 물론 업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LINC, 유니테크 등 비슷한 사업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대학들이 평가에서 유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기존 LINC사업에 참여한 30개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개교가, 유니테크 참여 대학에서는 16개교의 절반이 넘는 9개교가 우선 선정됐다.

현창해 제주관광대학 산학협력처장은 “우리도 기술사관육성사업이라는 비슷한 사업을 운영해봤다. 그 경험을 토대로 사회맞춤형학과 중점형을 운영할 때 중도탈락방지 대책도 필요하겠다 싶었다”며 “작성 항목에 명시가 안 돼 있었어도 해당 사업을 진행할 때 나타날 문제점 등을 미리 예상해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금부터 준비 철저히 해야” = 우선 선정된 대학들은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선정된 게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가 진짜”라고 강조했다.

현창해 처장은 “선정됐다고 다가 아니다. 기술사관육성사업의 경우 굉장히 여건이 좋은 대학인데도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여건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적으로 있어야 한다”며 “산업체와의 공동 운영이 쉽지 않다. 게다가 한 두 군데가 아니라 몇 십 군데와 연결돼 있다.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해놓지 않으면 1년 후에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대학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최은희 인천재능대학 산학협력처장은 “전문대학을 선도할 모델을 만들어 확산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17개교 가운데 9개교 추가 선정 = 전국단위 평가 대상에 포함된 대학들은 벌써부터 준비에 한창이다. 권역별로 상위권 최대 4개 대학씩 총 17개 대학이 추가선정 9개교에 들기 위해 전국단위 평가를 받게 된다. 경쟁률은 약 1.8대 1이다.

△수도권(4개교) 경복대학, 대림대학, 동서울대학, 인하공업전문대학 △충청강원권(4개교) 강릉영동대학, 신성대학, 연암대학, 우송정보대학 △호남제주권(2개교) 전남도립대학, 제주한라대학 △대경권(4개교) 가톨릭상지대학, 대구보건대학, 문경대학, 수성대학 △동남권(3개교) 경남정보대학, 동원과학기술대학, 부산여자대학 등이다.

이들 대학은 4월 5~6일 대면평가를 치른다. 한국연구재단은 4월 10일 경 추가 선정할 9개교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최종 확정 발표는 이의제기를 거쳐 4월 말에서 5월 초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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