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서 학생-청소노동자 토크콘서트 열려

▲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현 더민주 여성위원장, 왼쪽 두번째)이 31일 중앙대 법학관에서 열린 '당신 곁의 노동' 토크콘서트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토크콘서트엔 학생, 청소노동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사진=김정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노동자의 권익이 보장돼야 한국 사회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학생과 청소노동자들이 다시 만났다. 이들은 토크콘서트를 통해 노조가 없던 당시 열악했던 환경을 회고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부조리함을 개선하기 위한 인식 개선이 필요함에 의견을 같이했다.

중앙대 청소노동자와 연대하는 학생모임인 ‘비와당신 중앙대 학생 서포터즈’는 31일 저녁 7시 중앙대 법학관 대강당에서 ‘당신 곁의 노동’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학장이 '우리에게 노동조합이 필요한 이유' 주제 강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은수미 전 더민주 국회의원과 윤화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중앙대분회장, 중앙대 졸업생인 강나루씨가 연사로 참여해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엔 중앙대 청소노동자, 학생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토크콘서트에서 윤화자 중앙대분회장은 2013년 노조 설립 전을 떠올리며 "겨울엔 얼어있는 눈덩이를 깨고, 여름에는 잡초를 뽑는 데 동원되기도 했다. 더워서 탈진하는데도 휴식시간이나 복지는 턱없이 부족했다"며 "처음엔 너무 힘들어 남편이 대신해 이틀동안 일을 몰래 도와주기도 했다. 월급도 70만원밖에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분회장은 "처우 개선을 위해 싸울 때 학생들이 많이 도와줘서 힘이 됐다. 강의실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거나,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는 등 인식이 개선돼 일도 수월해졌다"고 회고했다.

하종강 학장은 앞서 열린 강연에서 한국의 노동자 인식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대학 전 초·중등교육에서 노동교육을 실시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하 학장은 "한국사회는 노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각자의 권익을 주장하는 노조를 걸림돌로 바라볼 수 있다"며 "노동자의 권익이 보장돼야 사회 전체가 발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 학장은 “4차 산업혁명이 오면 노동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화이트칼라로 구성이 바뀌게 된다. 특권이 박탈되는 노동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노조가 더 중요해진다”며 “대학에 입학하기 전 제도권 교육에서 노동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송곳' 구고신 소장의 모델인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학장이 31일 중앙대에서 열린 '당신들의 노동' 토크콘서트 전 강연하고 있다.(사진=김정현 기자)

은수미 전 의원도 노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은 전 의원은 “노동조합은 학생들이 일터에 나가서 민주시민이라는 의식을 처음 느끼는 공간이다. 노조를 부정적으로 보고 가입하지 않아 평생 스스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처우 개선을 하는 경험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더라도 인권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대 졸업생 강나루씨도 "친한 후배가 그런 활동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겠냐 물어오기도 했다"며 "변화는 생각보다 순식간에 찾아온다. 대비하기 위한 공동체를 만드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모임 비와당신은 2013년 9월 청소노동자 노조 설립 과정에서 빚어진 학내 분쟁 중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 청소노동자들을 도운 학생단체다. 향후 중앙대 내의 노동환경 조사, 체험활동 등 학생과 청소노동자 간 연대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 은수미 전 국회의원 등 토크콘서트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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