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유전학 원천기술 개발 성과 인정

▲ 허원도 KAIST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허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생명과학)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4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래부와 연구재단은 5일 자료를 내고 허 교수가 빛으로 세포 내 유전자, 단백질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분야 원천기술을 개발한 점을 높이 평가,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세포 내에서 칼슘 이온의 통로가 되는 칼슘이온채널을 활성화시키는 기술을 처음 개발해 2015년 10월 해외 저명 학술지 네이쳐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표지논문으로 게재했다.

칼슘이온채널은 신경세포가 몸의 다른 부분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전도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온은 어떤 물질이 음의 성질을 띄는 전자를 잃거나 얻어 전기적 성질을 갖는 물질이다. 신경세포는 막을 기준으로 안과 밖의 이온 농도가 다르며, 이로 인해 나타나는 평시 전위차를 휴지 전위라고 부른다. 자극을 받으면 칼슘이온채널 등 통로가 열리며 밖의 이온이 유입 또는 방출돼 전위가 바뀌는데, 이를 활성 전위라 칭한다. 화학적 자극이 전기적 자극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 자극이 신경세포를 따라 이동하며 기억 등 정보를 전달하거나 몸이 반응한다.

연구재단 자료에 따르면, 허 교수가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전까지 광유전학 기술은 단일 이온 물질 단위가 아닌 세포 단위에서 신호를 켜고 끄는 정도에 머물렀다. 기존 연구가 칼슘, 나트륨, 칼륨을 모두 통과시키는 채널 로돕신(Rhodopsin)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해 세포 내 칼슘이온을 유입시키거나 잔류 시간을 조절해냈다. 이를 통해 생쥐의 기억력을 2배 향상시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논문을 냈다.

허 교수의 성과는 신경생물학 연구 외에도 다양한 생물학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허 교수는 정상세포, 암세포,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같은 기술을 활용해 칼슘이온 채널을 열고 이 물질 농도를 증가시켰다. 이는 신경물질 전달 뿐만 아니라 세포 성장, 근육 수축, 호르몬 조절 등 인접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허 교수는 “그동안 채널 로돕신을 이용하여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광유전학이 일반적이었는데, 칼슘이온채널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광유전학 기술 개발로 다양한 생물학 연구뿐만 아니라 신경생물학 연구에서 필수적인 연구기법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과학기술인의 사기 진작과 과학기술 마인드 확산을 위해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 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하여 미래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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