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은행연합회 협력…아낌없이 주는 보금자리 학생들 ‘인기’
휠체어 이용자 및 방문 가족 위한 방 구비…안전까지 고려한 학습·생활 공간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한강 이북 서울지역과 경기서북지역 대학을 1시간 내 거리로 잇는 한국장학재단(이사장 안양옥) 대학생 연합생활관이 지난달 개관했다. 지난 6일에는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과 이영 교육부 차관 등이 참석해 개관식을 가졌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연합생활관은 최초의 민관협력 대학생 기숙사다. 정부가 부지를 제공하고 은행연합회 20개 회원사가 푸른등대 장학금으로 기부한 326억원을 기반으로 건립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일찌감치 교육부의 정부 3.0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1000명 규모의 연합생활관에는 58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968명이 입주 완료했다. 한국장학재단 대학생 연합생활관에는 비수도권 지방 출신이며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만 입주할 수 있다. 신청자 중 가구별 소득분위가 8분위 이하인 학생을 1순위, 성별 비중을 2순위, 소속대학 비중에 3순위를 두고 선발하며, 고양시와 서울시 거주 학생은 입주가 제한된다.

입주기간은 학기 중 4개월 또는 방학을 포함한 6개월 단위 중 선택할 수 있다. 월 기숙사비는 국공립대 수준인 15만원이다. 또한 한국장학재단과 MOU를 체결한 16개 대학은 학기말에 주거장학금을 5만원씩 지급하기 때문에, 실제 10만원 만 부담하는 학생들이 많다. 서울시내 대학 주변에서 6~7평짜리 자취방도 월세가 최소 50만~60만 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 부담을 큰 폭으로 줄인 셈이다. 별도 관리비는 없으며 보증금 15만원은 퇴실할 때 돌려준다.

■편의와 위생, 귀가 안전까지 챙겼다 = 기숙사 건물은 성별에 따라 나뉘어 있다. 1층에는 식당과 편의점, 카페, 택배보관실이 있고, 지하에 있는 체력단련시설과 세탁실, 남2층 도서관은 공동시설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학생 편의를 고려한 방을 비롯해 가족들이 방문할 경우 머물 수 있는 방이 구비돼 있다. 각 방마다 발코니가 설치돼 환기는 물론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1층에 위치한 235석 규모의 식당은 풀무원 계열 ECMD가 위탁 운영하며, 봄철 식중독 예방 등 식당 위생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식사비는 기숙사비만큼이나 저렴한 편이다. 조식은 2500원, 중식과 석식은 3200원씩이다. 일부 대학에서 문제가 됐던 식권 의무 구매제도는 없다.

행정실과 사감실에 소화제나 소독약, 밴드 등 상비약품을 구비했다. 또한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기밥솥이나 커피포트, 다리미, 전기장판 등 전열기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지진 6.5도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도 돼 있다.

기숙사 문은 새벽 5시부터 익일 새벽 1시까지 열려있다. 시험기간에는 문 닫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원흥역에서 도보로 개인에 따라 5~10분 거리지만 버스노선도 마련돼 있다. 늦은 시간 홀로 귀가하는 여학생들의 보행 안전을 위해 고양경찰서에서 집중 순찰을 벌이는 여성안전귀갓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학생·지역주민 함께하는 교육문화 공간으로= 생활관 운영 규정은 일반 기숙사처럼 상·벌점 제도를 운영한다. 일정 기준 이상 누적되면 강제 퇴사 조치한다. 또한 생활관 안에서 흡연이나 음주를 하거나 외부인 또는 이성이 출입할 경우에도 퇴실 조치된다. 월별 방 점검, 매주 수요일 심야 점검 시 각 층별로 층장이 애로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규정이 잘 시행되는지 관리를 맡는다.

한국장학재단 대학생 연합생활관은 비단 학생들의 생활뿐 아니라 학습과 지역문화거점으로 활용할 공간도 마련했다. 인성교육관 1층은 지역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도서관, 2층은 생활관생들이 학습 및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3층 세미나실은 교육관리관 승인을 받으면 사용할 수 있고, 주로 상담과 멘토링 공간으로 활용 예정이다. 한국장학재단은 향후 각종 특강이나 음악회 등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1000명 규모의 제2호 대학생 연합생활관이 한양대 서울캠퍼스 인근 성동구 응봉동에 건립될 예정이다. 2019년 완공되는 연합기숙사는 약 6100㎡ 규모의 국가 부지에 세워진다. 경주·기장·영광·울주 등 4개 원자력발전소 소재지 지자체 및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건립비 400억원을 기부받아 추진된다. 한국장학재단은 앞으로도 다른 지역에 권역별로 건립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국가장학금 학자금대출 이자지원사업과 함께 대학생 융합지원체계의 한 축인 연합생활관 사업은 등록금 문제를 넘어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걸음인 만큼 재단에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입주한 대학생들은 다양한 대학의 국내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큰 공동체 안에서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얻을 것이라 기대한다. 다양한 구성원의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인성까지 갖춘 인재 양성 터전으로”

한국장학재단의 대학생 연합생활관은 지난 2013년 대학생들이 기숙사 부족 등 주거문제로 고통받는 현실을 감안해 기숙사 건립을 위한 자금 모금 및 부지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결과 2017년 3월 개관하게 됐다.

통학거리가 멀어 고생하는 학생들과 학교 주변에서 노후한 방에 고비용의 월세를 부담하는 학생들의 주거안정과 경제적 지원을 위해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은행연합회가 합동으로 팔을 걷어붙여 지어진 사실상 최초의 민‧관협력 생활관 기숙사라 할 수 있다.

- 비수도권 출신 수도권 대학 재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민관협력으로 만들어낸 점이 특이하다.
“기존의 기숙사 건립 모델과는 다르게 민간의 재원 기부와 정부의 부지 지원, 재단의 비영리적 운영이라는 3각 협치구조로 이뤄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이로써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이 최고의 시설을 획기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 정부산하기관이 맡은 기숙사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이윤을 내지 않는다. 지자체별 학숙 기숙사는 수익을 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와 유사하지만 운영주체가 다르다., 입주 학생도 그 지역 학생만 입주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런 제한이 전혀 없다. 소득분위를 고려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입주 혜택을 주는 것도 특징이다.”

- 대학 레지덴셜 칼리지(RC) 바람이 불면서 기숙사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생활관은 단순 주거목적뿐 아니라 공동체로서 생활양식인 규범과 예의를 배우고, 특히 한국장학재단이 강조해온 인성교육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를 위해 명사초청 특강이나 소외계층에 대한 재능봉사, 멘토링 사업, 체육대회, 음악회 등을 열어 문화융합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주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도서관까지 마련했다.”

-앞으로 기숙사를 더 확충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숭고한 사회환원 정신이 이번과 같은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더 많은 기부자를 발굴하기 위해서 발로 뛸 계획이다. 연합생활관을 담아낼 부지도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최적의 공간을 찾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와 함께 더 많이 조사하고 더 열심히 협력하겠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지역사회와 국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만나 소통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입사생 및 입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연합생활관에서 다양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큰 공동체 안에서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재단은 대학생 연합생활관이 전국의 젊은 인재들이 한곳에 모여 소통하고 꿈과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활기찬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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