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애 충북대 비서실장 겸 홍보부장

출장길에 오송역을 이용할 기회가 있어 충북대 북카페에 들렀다. 오송역 3층 아담한 카페에서 기차시간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연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북카페를 만들 때의 일들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 북카페는 KTX오송역  3층에  마련된, 누구나 이용 가능한 무료 카페다. 왕래객이 많은 역사 내에 작은 사랑방을 꾸며,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갈 공간을 제공하고자 만든 지역사회 교감형 카페이다. 좀 더 폭넓고 다양한 소통을 하고자 하는 대학의 네트워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송역에 북카페를 설치하는 데는 많은 우여곡절이 많았다.북카페 설치에서 첫 번째 난관은 역의 어느 지점에 설치하느냐? 하는 층의 문제였다. 당초 1층으로 후보지를 선택했었다. 공간이 좀 더 넓다는 이유와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코레일에서 너무 넓고 출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대학도 쉽게 포기 할 입장이 못 됐다.  그래서 관련부서를 매일 출장 다닐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며 설득했지만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수개월이 지나도록 교착상태를 풀지 못했다.

그 후  몇 군데 후보지가 제시됐는데 그중 한곳이 현재의 3층이다. 3층은 1층보다 공간적 활용도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임대료가 저렴했다.

그러나 이번엔 학내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 3층과 1층이라는 공간 선택 및 코레일과 학내 의견수렴이라는 이중의 소통 장애를 해소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역사 입구보다는 표를 구매해서 기다리는 공간이 좋을 것이란 점과 저렴한 임대료 및 적정성의 공간이라는 세 가지 장점을 내세워 학내 여론을 설득하고 결국 3층으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위치에서 1년 운영해 보니 1층을 포기한 우려보다 몇 가지 더 좋은 점이 있었다. 3층이 1층보다 사람들의 발길이 더 많다는 점이다. 예상대로 표를 구매하고 남는 시간 북카페에 들러 책을 보거나, 잠시 쉬어가는 공간으로서 안성맞춤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오가니 자연스레 홍보 효과도 컸다. 여기에?1층보다 작은 면적이기에 저렴한 임대료는 덤이었다. 

소통의 과정은 종종 힘들고 피곤하다. 의견 차이가 있을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 차이를 줄여나가는 것이 소통 아니겠는가? 소통은 먼저 마음의 문을 여는 일이다. 오송역 북카페를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을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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