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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개방제 앞다퉈 시행, 그 속내는?학생에게 전공탐색 기회 vs 대학의 기업화 구조조정
윤솔지‧김정현 기자  |  ysj‧ddobagi@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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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6  21: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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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전공개방제 모집 붐 이후…대부분 다시 전공제로

인기학과 정원 쏠림 막으려 일부 대학은 ‘전공예약제’ 시행

피해갈 수 없는 학내 구조조정 논란, 비인기‧인문계 통폐합 위험성

[한국대학신문 윤솔지‧김정현 기자] 학생들에게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는 ‘전공개방제’가 대학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 중앙대는 학교 측의 전공개방제 모집 학사개편안으로 한차례 학내 갈등을 겪었다. 현재 나붙었던 플래카드는 떼어진 상태다. (사진=중앙대 학생 제공)

최근 중앙대는 정원의 20%를 차지하는 정시에서 일부 단과대에 한해 전공개방제를 시행하겠다는 학과 개편안을 들고 나왔다. 교수‧학생들은 이에 반발하며 ‘전면 백지화’를 주장했지만 학교 측에서 단과대 하나를 빼기로 하면서 일단 갈등은 일단락되는 형세다. 

이미 2000년대 초반 학부제 모집 붐이 일고 난 후 많은 대학이 다시 전공제로 모집단위를 전환한 바 있다. 중앙대 측은 확대 방침이나 세부 사항을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이르면 2018년도 모집부터 전공개방제가 일부 시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대학들이 모집단위 광역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995년 문민정부의 ‘5ㆍ31 교육개혁안’이 모집단위 광역화, 즉 학부제 모집의 시작이었다.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대를 시작으로 대다수의 대학이 모집단위를 광역화시켰다.

학부제 모집을 시행하던 대학 중 일부는 다시 전공제 모집으로 돌아섰고 나머지 몇몇 대학은 현재까지도 전공개방제 모집을 고수하고 있다.

다시 전공별 모집단위로 돌아간 대표적 대학은 서울대다. 서울대는 인문대학에서 한꺼번에 계열정원을 모집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학과에서 개별로 정원을 받고 있다. 공과대학의 기계항공공학부는 최근까지 학부제 모집을 시행하다가 기계공학전공과 우주항공공학전공으로 나뉘었다.

서울대 교무과 관계자는 전공개방제의 장점으로 전공탐색의 기회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전공제 모집으로 가는 추세지만 전공개방제로 학생을 모집하면 학문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학생이 점수에 맞춰 원하지도 않는 전공을 선택할 위험성을 줄이고 자기가 선택한 공부에 대한 흥미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공개방제와 같이 모집단위를 학부나 단과대로 광역화한 대학은 성균관대, 이화여대, 서강대, 한국외대, 한동대 등으로 나타났다. 카이스트, 포스텍 등 이공계가 강세인 대학과 과학기술원들도 정원의 모집단위를 광역화했다.

성균관대는 2005년 학부대학을 신설하고 현재까지도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계열 단위로 정원을 받는다. 광역모집단위로 입학한 학생은 1년간 교양기초교육을 이수한 후 2학년에 올라가면서 선택한 희망학과에 진입할 수 있다.

이화여대는 기존에 시행하던 전공개방제 모집단위의 몸집을 더 키웠다. 세부전공 단위로 정원을 받던 공과대학은 2017년도부터 엘텍공과대학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그 안에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소프트웨어공학부, 차세대기술공학부, 미래사회공학부 4개의 학부가 속해있다. 일부 단과대 (인문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신산업융합대학)는 아예 정시에서 단과대별로 광역 모집을 실시한다.

이 밖에 서강대는 국제인문학부와 사회과학부에서 학부제 모집을, 한국외대는 인문대학의 철학과, 사학과, 언어인지과학과를 한데 묶어 광역화 모집을 시행하고 있다. 한동대는 우리나라 대학 최초로 전공개방제 모집을 시행한 대학이다. 이 대학의 모든 신입생은 무학과 무전공으로 입학한다.

많은 대학이 여전히 전공개방제 모집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만큼 따라오는 부작용도 있다. 가장 큰 부작용은 학부나 단과대학, 계열 단위로 들어온 학생들의 선택이 인기학과나 취업이 잘되는 과, 전공 중심으로 편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성균관대는 비인기학과나 기초학문을 보호하기 위해 수시에서 ‘전공예약제’를 실시한다.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학부 단위가 아닌 특정 전공을 선택해 입학할 수 있는 제도다.

성균관대 입학처 담당자는 “수요가 많지 않은 특정학과가 전공예약제의 대상이 된다. 꼭 수요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미 진로를 정한 학생의 경우에는 전공개방제 모집보다는 남들보다 일찍 개별 전공을 학습할 수 있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또 모집단위를 개편하면서 이미 학과에 속해있던 학생들이나 교수진의 의견 수렴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중앙대의 경우처럼 학내 갈등을 야기하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이화여대의 기존 전자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이번에 학과를 새로운 단과대에 포함시키면서 학내 구성원들에게 일절 통지한 바가 없었다. 전자공학과도 전자전기공학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같은 차세대기술공학부로 묶인 화학신소재공학, 식품공학은 학문 간의 연관성이 적다. 아무리 1학년 때 기초교육으로 전공탐색을 한다지만 2학년 전공 선택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연구원은 대학의 전공개방제 모집에 대해 “한 마디로 말하면 학내 구조조정”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전공개방제 모집은 비인기학과, 인문학을 포함한 기초학문 학과의 통폐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며 “폐과 논란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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