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의향 기관 모두 일장일단 …오는 20일 이사회서 결정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 대학가의 유력한 매물로 등장

▲ 서남대 전경

[한국대학신문 이재·천주연·윤솔지 기자]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서남대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부산 온종합병원과 삼육대, 서울시립대 등 3곳은 14일 오후 서남대 남원캠퍼스에서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서남대 인수 계획과 발전방향을 서남대 교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했다. 서남대 교수들은 인수 의사를 밝힌 3곳에 대한 현장투표를 한 후 개표결과를 이날 이사회에 전달했다. 서남대 구재단은 20일 따로 현장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개표 결과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설명회에서 삼육대는 의과대학 중심의 서남대 남원캠퍼스 활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10년 동안 1650억원을 투자해 우선 남원캠퍼스를 매입한 뒤 의과대학 인증을 위해 300억원을 집중 투자한다는 안이다. 이미 삼육서울병원을 갖고 있는 삼육대는 이 병원을 의대 부속병원으로 운영하기 위해 750억원을 더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이미 보건의료특성화대학인 삼육보건대학을 보유한 삼육대는 서남대 의대까지 인수해 명실공히 종합의료인 양성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성익 삼육대 총장은 “경쟁력을 갖춘 의대로의 도약을 위해 입학전형에서부터 교육과정 운영과 학술·연구 지원, 해외 교류 활성화, 졸업 후 진로 등 통합교육을 구현하겠다”며 인수 의지를 불태웠다.

온종합병원은 삼육대와 달리 서남대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온종합병원 정근 이사장은 우선 설립자 이홍하씨의 횡링 비리로 학교 운영에 타격을 주고 있는 보전요구액 330억원을 당장 투입해 재정문제를 해소하고 연이어 1200억원을 투자해 서남대를 완전 인수해 국내 의과대학을 주도하는 대학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삼육대와 달리 대학 전체를 인수하는 것이어서 서남대 관계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립대는 뜻밖의 등판이다. 서남대 관계자들 역시 “서울시립대가 갑자기 나섰다”고 할만큼 의외였다. 서울시립대는 서남대 남원캠퍼스를 의학과 농생명학 분야를 중점으로 발전시기겠다는 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원캠퍼스를 중심으로 의대를 인수하고 아산캠퍼스 구성원은 모두 남원캠퍼스로 편입시키겠다는 계획을 냈다. 인수 비용은 우선 보전요구액 330억원을 투입해 정상화를 진행한 뒤 최소 500억원으로 예측되는 인수 비용도 모두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대 정상화를 위해 투입할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 서울시립대가 이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우려는 나오고 있다. 또 서울시립대가 서울시 외 지역의 의대를 인수해 지역캠퍼스를 설립하는데 서울시민과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삼육대와 온종합병원도 우려는 있다. 삼육대는 우선 의대만을 인수한다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는데다 제시한 방안이 지난해 서남대 구성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던 구재단의 제안과 유사하다. 구재단에 대한 서남대 구성원들의 반감을 감안하면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온종합병원도 설립자인 정근 병원장이 과거 정선학원(舊 브니엘학원)을 운영하면서 사학분규에 휩싸인 바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

서남대 관계자는 “세 기관의 설명회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좋았다. 최종 결정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결정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남대 임시이사회는 이날 구성원 개표 결과를 토대로 논의를 거친 뒤 교육부에 정상화계획서를 제출하게 된다. 

앞서 서남대는 지난 2013년 설립자 이홍하씨가 서남대 등 6개 대학에서 1000억대 교비회계를 횡령한 사실이 적발되며 위기에 처했다. 교육부는 서남대 의대의 의사면허를 취소했을 뿐만 아니라 임시이사를 파견했다. 잇단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해 이른바 ‘한계대학’으로 분류됐다.

그렇지만 서남대는 의대 정원 49명을 보유하고 있어 대학가의 유력한 ‘매물’이 됐다. 의대가 없는 대학은 물론이고 의대를 보유하고 싶어하는 의료재단도 잇달아 서남대 인수를 타진했다. 서남대는 예수병원과 명지의료재단 등과 먼저 인수협상을 벌였으나 교육부가 요구하는 인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 5~6개 대학 뿐만 아니라 건설사에서도 서남대 인수를 타진했지만 최종적으로 제안서를 낸 곳은 삼육대와 서울시립대, 온종합병원으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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