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컨설턴트 박우식

취업강의를 할 때 어김없이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바로 '취업준비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이다. 학생들의 답변이 비슷비슷하다. 토익, 오픽, 자격증, 전공 공부, 인적성 등 내가 생각한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학생들의 답변을 들을 때 마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 정작 중요한 것은 빼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은 자기소개서와 면접과정에서 기업과 직무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어보고 있다. 면접 유형도 다양해져 삼성은 창의성 면접을 새롭게 도입했고, 롯데에서 도입한 스펙태클 채용에선 PT면접이 중요하다. 대한항공은 인적성 시험을 폐지하고 면접전형을 보다 강화한 채용전형을 공개했다. 삼성의 창의성 면접에서 나왔던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30년 후 휴대폰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할까?”, “흰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음식을 흘리면서 먹는 습관이 있어서 좀처럼 흰 옷을 입지 못한다. 몇 년 뒤, 이 사람이 흰 옷을 마음대로 입게 됐다. 어떤 기술이 개발된 덕일까?” 등과 같은 질문이 나왔다.

최근 사회현상, 기술변화 트렌드,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주제들이다. 갈수록 고도화 돼 가는 기업 면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꾸준히 세상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이러한 변화들이 기업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봐야 한다. 단기간 준비를 해서는 면접 합격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기업 면접에서 제시되는 질문들은 결국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 변화를 지원자가 잘 이해하고 있는 지와 환경변화에 지원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경제, 사회, 기술적인 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신문읽기다. 신문을 읽으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뉴스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인터넷을 통해서 뉴스를 읽게 되면 뉴스를 선별해서 보게 될 확률이 많고 정치, 경제, 국제, 사회면 등을 자세하게 읽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신문을 꼼꼼하게 읽으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정제된 최고의 콘텐츠를 이해하기 쉽게 얻을 수 있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종이 신문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도 신문만큼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신문을 읽을 때는 각각의 사건과 현상, 트렌드가 내가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경제민주화 법안, 쟁점 부상하나”와 같은 기사를 많이 보게 된다.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입법 사례가 대형마트와 SSM(Super Supermarket) 영업시간 제한 및 월 2회 의무휴업제도라고 볼 수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유통업계는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대응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내용이 대표적인 정치적 외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지원하는 기업과 관련된 중요 기사는 반드시 따로 스크랩을 해서 나중에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을 준비할 때 활용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앨빈 토플러 박사는 미래를 지배하는 힘은 읽고, 생각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고 싶다. 쓰는 능력을 덧붙이면 좋겠다. 꾸준한 신문읽기를 통해 읽고, 생각하고, 쓰고, 소통하는 능력을 길러둔다면 취업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성공하리라 믿는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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