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고려대 공동연구팀 성과…IoT 기술에도 응용 전망

▲ 좌측부터 연구책임자 최재혁 UNIST 교수, 최원준 고려대 교수, 공동1저자 UNIST 성태호, 고려대 신동준 대학원생(박사과정).(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국내 연구팀이 전력 공급 없이도 물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4차산업혁명 유관분야인 사물인터넷(IoT)의 난제인 배터리 교체 문제를 해결할 기술로서 주목된다.

한국연구재단은 16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고려대 공동 연구팀이 전기 동력원(배터리) 없이 반영구적으로 물 환경의 변화 양상을 실시간 관측하는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IoT, 신재생 에너지 센서 연구는 주로 외부 환경 측정 민감도와 센서 자체 안정성 향상을 목적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에너지 공급 측면으로 접근, 물의 움직임을 전기로 변환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에너지를 생산함과 동시에 전기 신호를 분석해 물의 움직임을 감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아이디어다.

발전기를 담당한 고려대 연구팀은 특수한 에너지 수확 소자를 개발했다. 물이 닿게 되는 소수성 표면, 전극, 그리고 생성된 전류를 모아 이동시키는 세 층으로 이뤄졌다. 마치 건조한 날 옷감이나 문고리를 만지면 정전기가 발생하듯, 물과 마찰이 일어나면 전기를 만들기 쉬운 물질을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이용해 마찰대전 나노발전기(Tribolectric nanogenerator)를 만들었다. 먼저 전극이 되는 소자 두 개를 배치한다. 물방울이 소자 사이에 들어가면 양 전극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며 물방울을 눌렀다가 풀어준다. 이 때 소자와 물의 접촉 표면적이 변화하며 마찰이 일어난다. 이를 통해 소자 표면에서 전기적 평형이 깨지고 양, 음의 극성이 나타난다. 극성이란 물질의 한 부분에 비해 다른 부분이 상대적으로 다른(양, 음) 전기적 성질을 갖는 특성을 말한다. 물도 극성을 나타내는 물질이므로, 한쪽으로 치우친 소자의 전자가 이동하며 전류가 생성된다.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 나노발전기(좌측)과 전기신호를 정류, 분석하는 CMOS 회로(중), 출력부 LED 통합 플랫폼을 나타내는 모식도(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UNIST 연구팀은 플랫폼의 몸통 역할인 CMOS 전기회로를 맡았다. CMOS는 '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를 말하며, 양산이 용이해 경제성이 뛰어난 전기회로 재료다. 이 전기회로는 나노발전기가 만든 전기에너지를 정류해 플랫폼을 동작시킬 수 있는 에너지로 바꿔준다. 저전력 회로 칩을 활용, 발전기에서 만든 에너지를 남겨 만약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저장한다.

전기회로는 전류를 정류함과 동시에 물방울의 움직임을 분석한다. 물방울은 외력에 의해 발전기 소자와 접촉하는 면적이 일정하게 변화한다. 전기 에너지는 마찰에 의해 생겨나므로, 물방울의 접촉 면적 변화율에 비례한다. 회로는 이를 신호로 삼아 물방울의 움직임, 즉 압축된 정도와 그 주기를 전기 신호로 잡아낸다. 신호는 다시 회로를 타고 6개의 LED로 구성된 출력부로 보내진다. 물방울이 적을 때는 진동 주기가 감소, LED 출력 신호가 줄어든다. 반대로 물방울이 많거나 압축되는 힘이 더 강해지면(접촉면적이 커지면), 전기 에너지가 커지면서 LED가 더 많이 켜지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자료를 통해 "이 시스템은 △해류의 흐름 △하천, 상․하수도 유량 및 유속 △빗물의 흐름과 시간당 강수량 △산업 현장에서의 무전원 유체 모니터링 센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다른 물질에 응용하면 반영구적 IoT 센서 시스템 기술에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개인)과 교육부-연구재단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에 의해 추진됐다. 에너지, 재료 분야의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3월 29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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