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교수법 OUT, 온·오프라인 융합 대세

교수들, 강의 콘텐츠 제작 배우기 위해 강단 아닌 ‘책상’으로
대학들, 각종 특강 마련해 ‘새로운 교수법’ 모색 도움

[한국대학신문 황성원 기자] 제4차 산업혁명의 역풍이 거세다. 공부 잘하는 인재보단 ‘다르게 생각하는 인재’를 더 선호한다. 전 세계 전문가들은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선 낡은 교수법은 과감히 버리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미 국내 대학가에선 이 같은 패러다임에 발맞추기 위한 교수들의 노력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관한 교수들의 관심이 높다. 대규모 온라인 공개수업인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 수강생이 2015년 대비 2016년 약 1.6배 증가하면서 강좌수도 배로 늘며 더는 오프라인 교육만 고집할 수 없음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다수 대학도 온·오프라인 융합 교육을 강조하며 교수들이 새로운 교수법을 발굴하는데 길을 터주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밭대에서는 ‘온라인 공개수업 K-무크 개발 및 운영전략 사례’를 주제로 제1차 교수법 세미나가 열렸다. 교·강사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상길 한양대 교수(경영학)가 온라인 강좌 성공사례를 공유했다. 전 교수는 “특강이 끝난 후에도 30분 넘게 질문이 이어졌다. 참석한 교수들의 진지함과 경청하려는 자세를 보고 놀랄 정도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학에서는 교수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수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수업설계 컨설팅과 콘텐츠 개발 등을 위한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 중이며 교수들의 참여도도 높다.

지난달 초 목원대에서도 신임 교수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 콘텐츠 제작기법과 효과적 수업 활용’이라는 특강이 열렸다. 남민우 교수학습센터 부센터장은 ‘제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배움’이라는 주제로 모바일을 이용해 어디서나 강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남 센터장은 “이번 특강은 콘텐츠 제작이론 정도였는데, 강의 후 실습까지 해보고 싶다는 교수들의 요구가 상당한 편이었다”며 “앞으로 매체 제작과정과 동영상 콘텐츠 실습 등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역시 지난달 말 ‘제1회 대학 교수법 및 학습프로그램 공모전’을 열고 우수 교육 콘텐츠를 시상했다. 수상작은 소책자로 만들어 전국 대학에 배포할 예정이다. 정유석 경영지원실장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교육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대학교 내에서도 교수학습법의 획기적 변화를 끌어내야 할 시점이 됐다”며 “이 때문에 교수와 학생들의 양 방향적 학습 참여와 학습 동기 유발 콘텐츠를 공유하는 공모전을 기획했다. 학교별로 교수들의 참여도 활발했다”고 밝혔다.

▲ 목원대 교수 70여 명이 이 대학 교수학습센터 주관으로 열린 ‘스마트 콘텐츠 제작기법과 효과적 수업 활용’ 특강을 듣고 있다. (제공=목원대 교수학습센터)

이 같은 교수들의 ‘새로운 교수법’에 관한 관심도 증가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전상길 교수는 “백묵으로 칠판에 적으며 수업하던 시대는 지났다. 교수들이 창조적인 생각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온라인 수업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인재는 과거 대학이 선호했던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며 “단적으로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창의성이라는 역량은 과거에도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 수준이 다르다. 나아가 4C(Creativity, Cooperation, Critical Thinking, Collaboration)라고 불리는 창의성·협동성·비판적 사고·협업능력이 4차 산업을 견인할 인재 양성의 핵심 키워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대부분 옛날 방식에 머물러있는 고등교육 교수법의 변화”라고 주장했다.

남민우 부센터장도 “예전의 교수법이 주로 일방향이었다면 이제는 학생과 다방향 소통이 요구된다”며 “또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합한 수업이 확산되는 추세가 맞물려 교수법이 상향 평준화되며 자연스레 교수들의 관심도 커졌다”고 밝혔다.

교수법 발전을 위한 방법으로 ‘온·오프라인의 적절한 활용’에 대해선 교수법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오프라인에선 학생들에게 동기를 유발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지식 전달과 자기 주도 학습을 이끄는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새로운 교수법의 단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새로운 교수법을 시도하기 위해선 ‘배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오프라인 교육을 온라인으로 바꾸기 위해선 축적된 과거의 지식을 재해석하고, 트렌드에 맞춰 이론 속에 녹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질 좋은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입히는 과정이 요구된다. 이론은 이론대로, 콘텐츠 제작은 제작대로 교수들도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