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재단비리로 평가점수 떨어지자 만회하려 구조조정" 반대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경기대가 모집단위를 광역화하는 학사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대에 따르면 경기대는 2018학년도부터 기존 학사구조에 비해 모집단위를 넓힌 이른바 ‘트랙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로 현재 △현행 유지안 △구성원 의견 반영안 △공청회 시안 △교육부 권고안으로 4가지 구조 조정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현행 유지안은 기존 학과를 유지하자는 내용이다. 이는 학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2주기 평가에서 하위 등급인 X 또는 Y 등급을 받을 확률이 크다. X 또는 Y 등급을 받을 경우 정원 감축, 교수·직원 임금 삭감, 장학금 축소, 정부 지원 사업 제한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구성원 의견 반영안은 단과대학을 △지역기반특성화 대학 △지식정보서비스 대학 △창의공과대학 △IDT융합대학 △관광예술대학 △융합교양대학으로 나눠 현재 63개인 모집단위를 36개로 단축하자는 내용이다.

공청회 시안은 경기대가 최초로 제안한 안이다. 주요 내용은 △인문예술스포츠과학대학 △경상사회과학대학 △창의공과대학 △IDT융합대학 △관광문화대학 △융합교양대학으로 단과대학이 통폐합하는 것이다.

구성원 의견 반영안과 공청회 시안은 트랙 운영이 가능해 유연한 학사 운영이 가능하지만 학과가 트랙으로 변하면서 구성원 간 갈등이 예상되고 특정 학과에 인원이 집중돼 비인기 학과가 폐지될 수 있다.

교육부 권고안은 단과대학을 △인문사회대학 △경영대학 △공과대학 △예술체육대학 △ICT창의융합대학 △교양대학으로 나눠 모집단위를 37개로 변경하자는 내용이다. 대학 측은 특성화 전략에 따른 통폐합으로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수원 캠퍼스 간 이동으로 큰 비용이 발생하고 역시 특정 학과에 학생이 집중돼 비주류 학과가 폐과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대는 이 내용을 18일 오후 경기대 서울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공청회에서 공개했다.

경기대는 올해 초부터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대비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사·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앞서 경기대는 지난 10일 구조조정 기획안을 각 단과대학과 학생자치단체에게 전달했으며 13일 열린 발전전략 수립과 경쟁력 강화방안 학생공청회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학내 구성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경기대 재학생들은 17일 학사개편반대 집회를 열고 서명 운동을 했다. 학생들은 이날 집회에서 대학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트랙제도를 전면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구조조정이 △학과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은 개편 △낮은 전임 교원 확보율 △저조한 대학구조개혁 평가점수 책임 전가라며 반대하고 있다.

17일 학내집회를 진행한 장두종 동아리연합회장은 “부실재정과 재단의 비리로 인해 구조개혁 평가점수가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것을 만회하고자 트랙제를 시행하면서 학생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대는 올해 초 이미 한 차례 단과대학을 △인문사회대학(인문대학, 법과대학, 사회과학대학, 국제대학) △경상대학 △이공대학(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 △예술체육대학(예술대학, 체육대학) △경상대학 △관광문화대학 △융합교양대학으로 통폐합한 바 있다.

경기대 한 관계자는 “원래 학과 구조조정이 먼저 진행돼야 하지만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단과대학 통폐합이 먼저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며 “학교 구성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지만 이후에도 반대가 심할 경우 구조조정은 무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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