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홀로서기 성공한 4人…열정이 원동력

[한국대학신문 황성원 기자]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선 편견을 뛰어넘어야 한다. 남들보다 더디겠지만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임교훈씨

대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삶을 개척한 사람들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 검증을 담당하고 있는 임교훈(30)씨는 어릴 때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회계를 공부하고 방송 영상과 관련해 독학한 후 광고회사에 입사했지만, 장애보다 더 큰 걸림돌이 기술 부족이었다.

과감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폴리텍대학에서 멀티미디어를 공부했다. 졸업 전 취업에 성공했고, 지금은 입사 7년 차 삼성맨이다. 임 씨는 “장애를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내가 가진 장애에 불만을 가지지 않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 홍준석씨

홍준석(24)씨는 청각장애 2급이다. 청각장애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금형 분야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직업 전문학교에 들어가 기계공작을 배웠다. 홍씨는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금형가공 분야 은상을 받기도 한 인재였다.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주장을 맡아 지상파 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열정적인 성격이었던 홍씨는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심화 교육을 받고 기술인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열망을 꺾지 않았다. 2015년 폴리텍대학 컴퓨터응용기계과에 입학했다. 지도교수의 입 모양만을 쫓아가며 공부했다.

홍씨는 졸업 전 전문 엔지니어로 취업해 현재 금형 조립을 담당하고 있다. 그의 직장 동료들은 “들리지 않아서 일에 지장이 생기는 일은 전혀 없다”며 “오히려 집중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홍씨는 “조용한 세상에서 기계에 집중하며 내 손끝으로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 권혁경씨

지적장애 3급인 권혁경(27)씨는 성인이 된 후 줄곧 중증 장애인 요양시설에 머물며 장애인직업 재활시설에서 비누를 만드는 일을 했다. 그러던 중 기술로 평생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장 일을 관두고, 지난 3월 폴리텍대학 스마트전자과에 입학했다.

권씨는 전자회로 기초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다. 그에게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수준이지만 이해가 안 되면 지도교수에게 몇 번이고 도움을 청한다. 권씨의 지도교수는 “주변의 우려에도 권씨의 열정이 뜨거워 같이해보자고 결정했다”며 “자신이 가진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강의실에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권씨는 “장애가 있다고 주저앉고 싶지 않았다”며 “자리를 잡은 후 당당하게 부모님을 찾고 뵙고, 지금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와 소박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김혜진(35)씨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영학부 행정실에 근무하고 있다. 김씨는 대학 졸업 후 지난해 5월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지금은 기록물 관리와 보안업무, 리서치세미나 운영, 민원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청각 장애로 전화 응대가 쉽지 않은 김씨는 학내 구성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메일로 업무를 처리해왔다. 최근에는 영상 전화와 사내 메신저를 통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업무가 한결 수월해졌다. 학교 측에서는 김씨의 특기와 적성을 고려해 업무를 분담했다. 김씨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배려주고 협조해주는 근무 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어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인생은 아무도 대신해서 살아주지 않는다. 주변에서 바라보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힘들다면, 그것을 뛰어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더라도 자신이 노력해 이뤄내야 한다”며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긍정적인 자세로 취업문을 두드려보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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