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희망포럼 ‘4차산업혁명 대응 미래학교 운영방안 탐색’ 포럼

▲국회 교육희망포럼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 미래학교 운영방안 탐색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 김정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미래학교, 혁신학교 대안들이 나오면 현행 대입제도가 깔대기처럼 빨아들인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대응 미래학교 운영방안 탐색’ 포럼이 끝나고 참석한 정부 관계자는 이같이 하소연했다. 이 포럼은 애초 초‧중등 공교육 현장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혁신 사례와 향후 운영방안을 탐색하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하지만 사례를 들은 토론자들과 참석자들은 “대입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고 비판해 혁신학교‧미래학교를 추진해온 교육계와 의견차만 확인됐다.

이날 포럼은 한국 공교육 현장과 외국의 교육혁신 사례 발표로 시작됐다.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미래교육연구부장은 ‘실천 사례 분석을 통한 미래학교 혁신 방안’을 주제로 8곳의 해외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영국 버밍엄대 부설 중학교의 인성교육과 캠퍼스없는 대학인 미국 미네르바스쿨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이 2014년 ‘서울 미래학교’ 연구학교로 지정한 창덕여중 이화성 교장이 3년간의 운영 사례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능력과 자유로운 표현을 존중하는 미래학교’ 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어 세계 어디서나 무료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운영되는 칸아카데미를 시범 운영한 광주마지초등학교 김황 교사가 ‘온라인 맞춤형 교육서비스 기반의 미래학교’ 현장 경험 사례를 소개했다.

자유토론에 참석한 세 패널들은 미래학교의 방향성은 긍정하면서도 지속가능한 혁신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대입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대 A+의 조건'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은 “핀란드가 한 번 바꿀 때 미래, 혁신학교 등을 도입하고 18번이나 교육 정책을 바꾼 우리는 왜 이럴까 고민한다. 100점 맞아 서울대 가는 아이들이 과연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할 수 있는 인재인가”며 “학교가 달려가는 방향이 객관적 지식의 수용 정도, 시험, 평가인 형태다. 이걸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혁신한다 하더라도 소용 없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 소장은 “대입 시험문제만 봐도 그 나라 초‧중‧고 교육 지향점이 보인다. 일본은 3주 전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콘퍼런스를 열고 왕실과 문부성, 도지사가 나서는데, 구한말 메이지유신이 연상된다”며 “개별 교사가 혁신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 제도, 정책적인 국가 차원의 변화가 없으면 선진국에 크게 뒤질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시간엔 대입제도 성토가 주를 이뤘다. 혁신 방안의 현실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같이 쏟아졌다. 홀랜드 직업분류상 4차 산업혁명 고위험군 직종을 연구했다는 한 대학원생은 “학부모와 이야기해보니 지금과 같은 대입제도는 안된다고 하면서도, 안 바뀌면 (미래학교 같은) 변화는 생각 없다고 말한다. 차라리 학력고사를 보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인문사회계열에 한해 바칼로레아를 시범 도입하는 것은 어떤가“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좌장으로 참석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대에만 시행하는 건 부적절하지 않겠나. 내년부터 고1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며, 2021학년도 수능체제 발표될 때 5지선다, 서술형이 결합되는 안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정답 하나 찍는 것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없다는 건 자명하다. 다만 한국사회에서 채점자 판단을 신뢰하는 사회적 신뢰 토양과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포럼이 끝난 후 박 의원은 “대선이 끝나고 난 후 수능 문제를 두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럼은 국회 교육희망포럼 주최, 박경미 의원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교육희망포럼은 교육분야 국회의원 연구단체로 안민석,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교육희망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대두로 교육영역의 미래 준비에 대해 논의하는 EDUNEXT 연속 토론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 포럼이 세 번째 회차였다. 이날 포럼엔 안민석 민주당 의원, 박경미 의원과 한석수 KERIS 원장 등 국회 및 교육계 관계자, 교사 6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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