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기술 교육에 감성 다루는 파토스 교육 필요

▲ 한국정보화진흥원 김현곤 부원장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다가오는 고도의 지능화 시대에는 기술적 역량과 함께 휴먼 역량도 길러줘야 한다. 미래 대학은 감성을 다루는 파토스 역량을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지난달 28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2017 사립대 프레지던트 서밋’ 3차 콘퍼런스에서 김현곤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은 빅데이터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으로 ‘인간’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현곤 부원장은 그동안 진행돼왔던 산업혁명의 특징과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대해 언급하며 앞으로 다가올 산업혁명 시대를 예측했다.

김 부원장은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혁명, 산업화의 2차 혁명, 정보화의 3차 혁명을 거쳐 4차 산업혁명은 지능화로 대표된다"면서 "특히 산업혁명의 단계가 높아지고 고도화되며 사회가 발전할수록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혁명적으로 발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AI/로봇 등의 기술이 진보하며 일부는 이미 그 기술이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부원장이 예시로 제시한 것은 SNS 기반 택시 서비스다. 전화번호 서비스와 위치기반 GPS 서비스 2가지만 이용해 만들어진 SNS 택시 서비스는 그동안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에서 '손님이 찾는 택시'로 택시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심야버스와 날씨 정보를 기반으로 매출이 상승한 빵 판매량을 늘리는 제과점 사례도 같은 맥락으로 제시됐다.

김 부원장은 “2000년만 해도 1억명의 장소가 연결돼 있었다면 2020년에는 최소 1조에서 5조개 정도의 가치 있는 사물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 기반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가 되면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발생하고 이 데이터가 자원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생산과 소비의 패턴도 달리진다. 김 부원장은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에게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기를 바라면서도 감동적이고 자연적이며 인간적인 서비스를 원한다”며 “결국 더 나은 서비스, 더 나은 비즈니스가 아닌 모든 비즈니스, 모든 서비스가 요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현곤 부원장은 이러한 시대에 대학은 어떤 인재를 길러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학은 왜 필요한가 △데이터역량 교육은 대학에서 왜 필요한가 △데이터교육은 일부 대학, 일부 전공에만 필요한가 등 세가지 질문을 던졌다.

김 부원장은 “대학은 시대에 관계없이 리더들의 교양을 학습하고 미래 역량을 개발하고 직업에 대한 준비를 시키는 곳”이라며 “미래 시대에 대학 졸업생들은 무슨 일을 하든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기본 역량이 되기 때문에 일부 대학이나 일부 전공이 아닌 대학 전체의 필수 역량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문학, 역사, 철학, 문서 처리, IT교육같이 데이터의 이해, 활용, 시각화, 의사소통 등을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하고 전공과 무관하게 데이터 분석 활용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지능혁명 시대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기술역량과 함께, 인간만의 차별화된 역량인 휴먼역량을 강조했다. 김 부원장은 미래학자인 대니엘 핑크의 말을 인용하며 “미래 사회는 창의성ㆍ감성ㆍ직관이 중시되는 개념의 시대로 이동한다”며 “인간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만의 희소성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휴먼역량에 대한 준비도 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원장이 생각하는 미래 사회는 좌뇌의 시대, 이성의 시대, 제조의 시대, 분업의 시대에서 우뇌의 시대, 감성의 시대, 창조의 시대, 협력의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대다. 또한 기술과 휴먼, 효율과 가치, 지능과 감성, 첨단의 새로움과 멋진 예스러움이 공존하는 시대다.

이에 대비해 김 부원장은 감성과 영혼을 충족시켜주는 파토스 역량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금 시대에 파토스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미래 시대에는 파토스 역량이 굉장히 필요할 것”이라며 “대학에서 파토스 역량을 어떻게 기를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육하원칙에 의해 대학이 학생들을 대비하는 관점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특히 현재 대학의 고객은 20대 초반의 대학생만인데 고령화 시대에 과연 이게 맞는 것인지, 평생교육 사회에서 어떤 교육을 왜 시켜야 하는지, 누가 언제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곤 부원장은 “극단적 지능화시대에는 데이터 역량과 함께 파토스 역량이 필요하다”며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에서 지능과 창의·감성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먼, 지능, 창조는 미래를 준비하는 삼원색”이라며 “데이터 역량과 휴먼 역량을 함께 길러주는 대학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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