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호 지음 《피천득 평전》

정정호 중앙대 명예교수가 시인이자 수필가인 금아(琴兒) 피천득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생애와 문학, 사상을 정리한 《피천득 평전》을 펴냈다. 정 교수는 5월에 태어나 5월에 타계한 피천득 스승을 따라 그의 첫 평전을 5월에 내놓았다. 

다사다난한 근현대사를 겪으며 한국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피천득은 90평생을 살면서 시와 수필 작품을 100편 내외 썼다.

세월에 비해 작품 수가 적고 내용까지 짧아 쉽게 읽힌다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가져다 준다. 

피천득은 생전에 어린이를 노래한 시와 단편소설을 번역하는데 주력했고 문학에서도 어린이의 관점과 순수한 동심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 교수 역시 이 부분을 십분 반영해 피천득 문학 속에 있는 어린이와 동심을 프롤로그에서 다뤘다. 

정 교수는 피천득이 생전에 좋아했던 새뮤얼 존슨의 <영국시인전> 구성을 따라 순서만 바꿔 Ⅰ부 생애, Ⅱ부 문학, Ⅲ부 사상으로 구성했다.

Ⅰ부 생애에서는 엄격한 연대기 방식이 아닌 피천득이 살았던 국내외 상황을 중심으로 사람과 배경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피천득에게 영향을 준 스승과 그가 사랑했던 작가, 친구들의 관계를 이야기 형식으로 엮었다.

Ⅱ부 문학에서는 피천득이 등단했던 1930년대 초기 작품을 살펴보면서 1990년대 후반에 국내에 큰 흐름을 가져왔던 피천득 류의 서정적 수필 문학, 즉 ‘피천득 현상’을 다뤘다.

Ⅲ부 사상에서는 서정시와 수필이라는 순수 미학에 △철학 △정치 △종교 △사상이 개입할 수 있는지를 다루면서 피천득 문학 속에 나타난 위 4가지의 문제에 감정적으로 접근했다.

한편 정정호 교수는 문학평론가로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 영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리즈 대학교 연구교수, 호주 그리피스 대학교 방문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중앙대 교수로 재직 중 학술상과 제3회 김기림문학상을 받았다. (시와 진실/ 2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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