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회사에 필요한 지원자 역량 알기 위해 ‘질문 시나리오화’
인사담당자 “대비 필요하지만, 암기식 답변 오히려 ‘감점’”

[한국대학신문 황성원 기자] 상반기 공채가 한창이다. 다수 대기업이 지원자들의 서류 평가와 필기시험까지 마무리 짓고 면접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종관문이다 보니 지원자들의 부담감도 상당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원자들이 기업의 압박면접에 홍역을 치러야했지만 최근에는 ‘구조화 면접'이 자리잡는 추세다. 압박면접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커졌기 때문이다.

제로베이스(Zero-Based) 면접이라고 불리는 구조화 면접은 무엇보다 회사에 필요한 ‘역량평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회사 내부에서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나 자질을 먼저 정의하고, 지원자가 해당 역량을 갖췄는지 알아보기 위해 질문 순서를 구조화해 측정하는 방식이다.

면접 질문은 크게 경험을 묻는 질문과 △특정 상황을 가정한 질문 △지원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핵심 질문 △탐침(찔러보기) 질문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예를 들면 과거에 크게 실패했던 경험을 묻고, 그 경험 안에서 어떠한 상황이 발생했었다면 어떻게 대처했을지와 구체적인 설명 요구, 그 해결방안을 높이 평가한 이유 등을 묻는 방식이다.

취업 전문가들은 구조화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선 지원 기업의 ‘인재상’과 지원 직군의 구체적 ‘직무역량’ 파악이 필수라고 말한다. 그다음 자신의 지원 기업과 직무에 맞는 대표적 경험 3~4가지를 묶고, 주변 지인 등을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예상 질문을 뽑아 답변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면접 대비도 과유불급이다. 한 인사담당자는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준비한 지원자는 준비한 답변만을 달달 외우는 우를 범하기 쉽다”며 “깔끔한 답변으로 자신의 역량을 어필하더라도 진솔함이 부족해보이거나, 단점을 숨기려는 인상을 주면 기업 입장에선 의심이 든다. 교과서적인 답변이 아닌 개인 생각을 묻고 평가하는 것이 구조화 면접의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도 “구조화 면접은 지원자의 자질 그 자체에 대한 평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준비된 답변을 달달 읊는 것보다는 입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담담하게 얘기하는 것이 핵심 열쇠”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