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대학 현실과 상당한 괴리감 있어...융합교육 필수

▲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11일 프레지던트 서밋 4차 컨퍼런스에서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특히 인재 교육이 중요하다. 인간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기계적 성질을 탈피하기 어려운 AI(인공지능)에 대항해 인간으로서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적 사고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11일 서울 중구 서울클럽에서 열린 ‘2017 사립대 프레지던트 서밋’ 제4차 콘퍼런스에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대학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율성 제고 방안’을 주제로 한 사례발표에서 융합인재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 총장은 먼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가치를 언급했다. 그러나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학생, 학부모, 기업체가 시대적 특성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융합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최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가치는 공유성·개인성·유연성이다”며 “그러나 국내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대학은 경쟁력보다는 오히려 생존의 위기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인재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은 한 가지 지식이나 기술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양상의 난제가 발생한다”며 “생산양식, 산업구조, 생활방식, 사회적 관계, 문화 등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최 총장은 “지금까지의 문제 제기는 너무 이상적이다”고 비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급변하는데 학생들은 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현실 교육을 보면 학생 절반이 학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20% 정도는 전공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융합교육이 가능한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기업체 역시 인성과 전공능력을 가장 주요한 잣대로 보는데 이는 융합교육과 거리가 먼 것이다. 학생들 역시 학교에 취업역량 강화를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 최 총장은 “서울우유 먹으면 서울대, 연세우유 먹으면 연세대 간다는 유머가 있을 정도”라며 “이는 소위 일류대학에 빠져서 생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것이 현대 교육 시장에 대한 인식 부족인지 학업능력이 미진한 학생들의 책임인지 알기 어렵다”며 “분명한 것은 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은 학생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해 이를 극대화하여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 대학 내 교수집단의 반발로 인해 문제를 고치려 해도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최 총장은 “능력있는 교수를 스카우트했지만 교수들의 방해로 나가게 됐다”며 “현재 필리핀에서 농림부 장관으로 모시려고 하는 인재를 놓쳤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최 총장은 근본적인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고 힘주어 설명했다. 최 총장은 “창조적이고 융합적인 인재 개발이 교육의 목표다”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 미국의 융합교육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을 제안했다.

최 총장은 스티브 잡스의 “이제 더 새로운 것은 없고, 존재하는 것들의 융합만이 새로운 분야를 창출할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하며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사례를 들었다. 버지니아공대는 ‘STEM’교육을 위해 직접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기업들의 참여도 매우 활발하다. 최 총장은 “한국의 경우 AI를 포함해 STEAM이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STEM이나 STEAM은 분리해서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이어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작년 12월 교육부는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학생운영 자율성 확대방안>에서 학생선택권 강화와 전공의 벽을 허물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극단적으로 경영학과생이라도 자기 전공과목을 하나도 듣지 않고 다른 학과 과목만 듣고 그 학과 전공으로 졸업할 수도 있다.

최 총장은 “학과 간의 벽을 허물고 대학과 대학 간의 벽도 허물 수 있다”며 “나아가 산업체 경험도 학점으로 인정하는 등 혁명적인 학사제도 운영을 시행하라고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미 있는 변화가 분명하나 실행 가능성에는 여전히 물음표를 찍었다. 최 총장은 “학교 내 교수뿐만 아니라 학생, 학부모, 기업체의 괴리가 여전히 크다”며 “교수협의회나 언론에서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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