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 서밋 4차 콘퍼런스…대학교육 운영 주제 토론회

[한국대학신문 특별취재팀] 대학 총장들이 11일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본지 대학경쟁력네트워크 4차 콘퍼런스에서 4차 산업혁명과 대학 교육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눴다. 총장들은 4차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방안과 엘리트 중심 대학 교육에서 탈피한 맞춤형 교육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 민상기 건국대 총장

■ 민상기 건국대 총장 “대학 구조평가 없애야”

“박근혜 정부에서 했던 정책들, 이를테면 반값등록금과 재정지원사업 등으로 대학이 많이 황폐해졌다. 대학 2주기 평가가 내년 초에 예정돼 있다. 구조평가를 없애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사실 대학이 사회 변화에 능동적 대처를 하지 못하면 스스로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처럼 교육부가 관여하는 것보다 대학들 스스로 경쟁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 김성익 삼육대 총장

■ 김성익 삼육대 총장 “대학 교육을 전향적으로 다룰 수 있는 체제가 필요”

“4차 혁명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입학 때부터 관련된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입시에 있어서 오직 성적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선언해야 전체적인 한국 교육의 판도가 바뀌고 대학 서열화를 타파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추진해왔던 여러 구조개혁평가들이 지금 상황에서 꼭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현재 대학인증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학문별 인증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또 국가 경쟁력과 대학 교육이 매우 밀접한 만큼 고등 교육을 전향적으로 다룰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황준성 숭실대 총장

■ 황준성 숭실대 총장 “4차 산업혁명이 학벌 체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찬스”

“명문대와 다른 대학의 차이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대학파괴, 비평파괴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한다. 저커버그, 잡스, 빌게이츠의 사례를 볼 수 있다. 그들이 무엇을 꿈꿨고 무엇을 만들고자 했는지 보면 된다. 4차 산업혁명이 학벌 체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찬스다. 대학이 이 찬스를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 홍욱헌 위덕대 총장

■ 홍욱헌 위덕대 총장 “고등학생 데이터, 대학에 공유돼야”

“학생들에게 교육을 제대로, 효율적으로 시키려면 고등학교에서 학생의 데이터가 대학에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빅데이터가 등장하면서 데이터 시대가 강조되고 있는데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고등학교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가 없다. 창의교육과 적성교육이 강조되고 있는데 고교에서 형성된 적성을 대학에서 또 검사를 해야 한다. 어떤 학생이 특정 부분에 재능이 있고 적성이 있다면 그 부분을 대학에서 발전시켜 주면 되는데 지금은 대학에서 또 그 검사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학생들의 고등학교 학업데이터, 인격 등이 기록된 생활기록부를 교육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강태중 중앙대 부총장

■ 강태중 중앙대 부총장 “고등교육 보편화…획일적 정책은 어불성설”

“70~80%의 대학진학률을 보이며 고등교육이 보편화 돼 있는데 정책이 획일적으로 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학마다 사명을 달리하고 교육 타깃을 달리하는 게 불가피한데 이질성, 다양성을 배려하지 못하는 정책이 이뤄질까봐 우려된다. 대학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모든 대학들이 하나의 지표, 또는 하나의 의미로 규정하는 경쟁력 개념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 같다.”

▲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 김기영 한기대 총장 “교수들에게 융합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현재의 대학 교육은 철저히 교수자 중심 교육이다. 그리고 아직도 모든 대학이 그 교수법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도 2008년부터 대학에 클러스터를 도입하는 등 융복합 제도를 운영했었다. 하지만 6~7년 정도 운영하고 결국엔 실패로 끝났다. 그 이유는 한 과목을 잘하는 상태에서 다른 과목을 융합해야 하는데 현재의 시스템 하에서는 기계과목을 들으면 다른 전공자가 쫓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교수부터 융합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먼저 자신의 전공공부부터 충실하게 진행하는 등 교수들이 그런 교육을 학생들에게 가르친 경험이 많아야 학생들에게도 이런 교육법이 전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신동민 한남대 부총장 “4차산업혁명이 벽을 허무는 근거가 되길”

“오늘 첫 번째 세션에서 바이오 분야 교육 발제가 있었는데 대학의 규모나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규모의 프로젝트나 장기적 연구가 필요한 것들이 있는가 하면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대학의 경우 학부 학생을 중심으로 실제 취창업과 연계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4차산업혁명에 부응하는 교육과 생산물을 낼 수 있도록 교육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하는지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최근 우리 대학에서도 대학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여러 가지 변화를 준비 중이다. 그 중 첫 번째로 학문과 전공 영역의 틀을 허물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도 계속할 것이고 구조개혁도 생각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벽을 허물고 학문을 융합하는데 필요한 근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들은 내용들을 교수와 학생, 경영진에게 충분히 전달해서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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