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 기자회견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서울대 학생들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종오 의원(무소속), 권영국 변호사 등 1만명이 넘는 시민과 100여개 시민·사회·정당이 참여한 연서명을 공개하고 서울대에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와 성낙인 총장 퇴진을 요구했다.

19일 오전 서울대 총학생회와 점거위원회 학생들은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 재학생 3081명과 대학원생·졸업생 984명, 타대학 학생 3436명, 일반시민 3025명 등 개인 1만526명과 학생·시민단체 100곳, 정당 7곳이 참여한 연서명 명단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은 지난 8일까지 받은 서명을 집계한 것이다.

이날 학생들은 “재정 계획과 운영 계획이 부재하고 대학 공공성을 파괴하며 구성원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안길 우려가 큰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의 실시협약을 철회하고 3월 11일과 5월 1일 농성 학생들에게 폭력을 가한 성낙인 총장은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 2월에도 학생 투쟁을 지지한다며 서울대의 학생 징계 중단을 촉구하는 연서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비롯해 윤소하 정의당 의원, 윤종오 의원,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날 학생들은 연서명과 함께 서울대를 ‘괴물이 된 대학’으로 지목하고 강도 높은 비판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학생들은 “서울대가 그간 자신만만하게 자임해왔던 진리의 상아탑과 성스러운 자유의 민주주의 전당은 폐허가 됐다”며 “학생을 대규모로 중징계하고 심지어는 제명 처리와 형사 고소하겠다는 총장의 담화문 발표로 끝내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서울대 학생들은 2013년부터 학생을 제외하고 밀실에서 추진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의 비민주성을 규탄해왔다”며 “두 번의 학생총회를 열어 본부를 점거하고 총장 퇴진을 내걸었다. 재학생 5000명과 졸업생 1600명이 당신(성낙인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민주주의의 마지막에 선 마지막 투쟁이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또 “대학을 대학답게 만들고자 투쟁에 참여했다”며 “배운 대로 실천하고 의견을 내고 맞서 싸웠다. 그 결과로 돌아온 것은 학교에서 나가라는 주문뿐이었다. 당신들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교육자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며 인간도 아니다. 학생들을 어떻게 개패듯 팼는지 자랑하고 배고픈 학생들 앞에서 고기를 구워먹자는 의견을 주고받는 당신들은 마침내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고 괴물이 되기를 자처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앞서 지난 1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대 행정관 1층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서울대는 이들을 1일 오후 전원 강제로 퇴거시켰다. 이후 총장 담화문을 발표해 농성 주모자 등 학생들에 대한 징계와 형사고발 방침을 밝혔다. 학생들은 이후 1일 저녁 9시경 재차 행정관 2층을 점거하고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와 성낙인 총장 퇴진, 학생징계시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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